20대女 살해 용의자 자살… '무서운 이웃사람'
20대女 살해 용의자 자살… '무서운 이웃사람'
  • 송근섭 기자
  • 승인 2012.09.16 2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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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암산서 목매 숨진채 발견… 수사 압박 느낀 듯
친딸·내연녀 딸 성폭행 이어 옆집 여성까지 '경악'

청주시 내덕동 20대 여성 성폭행 피살사건의 유력 용의자 곽모씨(46)가 목 매 숨진 채로 발견됐다.

지난 15일 오전 11시 22분쯤 청주시 우암산 모 사찰 부근에서 곽씨가 나무에 목을 매 숨진 것을 등산객 김모씨(57·여)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버섯을 따려고 숲에 들어갔는데 나무에 사람이 목을 매고 있어 경찰에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발견 당시 곽씨는 범행 직후 집을 나서며 입었던 검은색 반소매 티셔츠와 회색 바지, 흰색 운동화 차림이었으며 시신의 상태로 봤을 때 숨진 지 12시간 정도 된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운전면허증과 주민등록증, 신용카드가 들어 있는 지갑만 발견됐다.

곽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 경찰은 지난 12일부터 청주지역 공·폐가, 상당산성, 우암산 부근에 대한 일제수색을 벌여왔다.

사건 현장에서 확보한 증거물 20여점 중 5점에서 곽씨의 DNA가 검출되자 경찰은 지난 14일 곽씨를 수배하고 사건을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곽씨의 시신이 발견된 이날은 경찰이 우암산 부근을 집중 수색하기로 계획한 날이었다.

경찰은 수사망이 좁혀오는데 심리적 압박감을 느낀 곽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의뢰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곽씨가 성범죄 전과자인만큼 DNA 대조 등을 통해 곽씨의 추가 범행을 수사한 뒤 사건을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무서운 이웃사람

곽씨가 사건이 발생한 청주시 상당구 내덕동 3층짜리 상가건물 3층에 입주한 것은 지난 2010년. 2004년 대구에서 자신의 친딸과 내연녀 딸을 성폭행한 혐의로 5년간 복역하고 출소한 뒤였다.

이후 청주에서 만난 동거녀와 줄곧 함께 생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성 A씨(26·여)가 여동생(22)과 곽씨 옆 집에 이사온 것은 지난해 11월쯤으로 10개월여간 곽씨와 '이웃사람'으로 지냈다.

하지만 곽씨와 A씨, 여동생은 평소 대화를 나누거나 친분을 쌓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여동생은 경찰에서 "집을 오갈때 곽씨의 얼굴만 몇 번 봤을 뿐 대화조차 나눈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평소 A씨와 친분이 없던 곽씨가 사건 당일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10시쯤 곽씨의 동거녀는 일을 위해 집을 나섰고, A씨의 여동생도 비슷한 시각 외출했다.

동거녀에 따르면 곽씨는 다음날 오전 3시쯤 술에 취해 집에 들어온 뒤, 아침 일찍 일하러 간다며 집을 나섰다.

경찰은 이같은 진술을 바탕으로 곽씨가 10일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3시 사이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음날 오후 1시 30분쯤 "침대에 혈흔이 있고 언니가 없어졌다"는 여동생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 집 옆 창고에서 숨져 있는 A씨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A씨는 옷을 입은 상태로 바닥에 앉아 이불로 덮혀 있었으며, 하혈 흔적이 있었다. 또 목이 졸린 흔적도 발견됐다.

경찰이 살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이던 이날 오후 4시쯤 곽씨는 동거녀에게 전화를 걸어 청주 무심천 하상주창에서 만났다.

이후 상당산성 방면으로 올라가 함께 밤을 새운 뒤 동거녀를 내려 보내고 종적을 감췄다.

동거녀는 경찰에서 "당시 곽씨가 '옆집 여자와 말다툼을 하다 내가 죽였다'고 말했다"며 "'이번에 잡히면 무기징역이다'라는 말도 덧붙였다"고 진술했다.

이같은 진술과 사건 현장에서 채취한 체모 등 증거물 20여점 중 5점이 곽씨의 DNA와 일치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견을 통보받은 경찰은 곽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수사를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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