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돌려준 이웃 알고보니 연쇄절도범
휴대폰 돌려준 이웃 알고보니 연쇄절도범
  • 송근섭 기자
  • 승인 2012.09.11 2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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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청남署 40대 구속
주택 침입 6차례 범행

훔친 휴대폰 분실물 신고

수십년 몸에 밴 도벽 탓

"휴대폰을 주웠습니다. 주인에게 돌려주세요"

지난달 경찰 112 상황실에 한 남성으로부터 분실 휴대폰을 습득했다는 신고전화가 걸려왔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휴대폰 주인을 찾기 시작했고, 이때까지만 해도 이 남성의 진짜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보기 드문 양심적 시민이라고 생각했던 이 남성은 불과 몇 주만에 경찰서 유치장 신세를 지게 됐다. 수차례에 걸쳐 빈집 등에서 휴대폰을 훔친 혐의였다. 휴대폰을 주운 것이 아닌, 훔친 휴대폰의 처분을 경찰에 맡긴 꼴이었다.

경찰에 붙잡힌 오모씨(44)는 2010년 6월 절도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은 뒤 지난해 9월 출소했다. 전과 15범인 오씨는 1년여간 재범을 저지르지 않고 착실하게 사회에 적응하는 듯 했다. 하지만 엉뚱한 호기심과 잘못된 버릇이 오씨를 다시 범죄자로 만들었다.

오씨는 지난달 18일 오후 11시 40분쯤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김모씨(42)의 집에 침입해 현금 140만원과 시가 40만원 상당 휴대폰을 훔치는 등 한 달 간 모두 6차례에 걸쳐 45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 훔친 물건 대부분이 휴대폰 이었다.

결국 20여일간 잠복수사 끝에 경찰에 붙잡힌 오씨는 상상 속의 절도범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훔친 현금을 생활비로 사용하긴 했지만 휴대폰은 되팔지 않았다. 게다가 훔친 휴대폰 사용도 ARS 전화를 통한 '오늘의 운세 보기'가 대부분 이었다. 상식 밖의 행동이었지만 수십년간 남의 물건을 훔쳐 사용하는데 익숙해진 탓이었다.

청주청남경찰서는 11일 오씨를 특가법상 절도 혐의로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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