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첫 사극 금방 익숙해지더라"
이병헌 "첫 사극 금방 익숙해지더라"
  • 노컷뉴스 기자
  • 승인 2012.09.10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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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광대 '1인 2역' 소화
하선역 연기 개그감 꿈틀

'광해' 호평속 13일 개봉

조선의 15대 왕 광해군은 어떤 왕일까. 한때는 묘호도 갖지 못한 폭군으로 인식됐다. 최근엔 실리외교, 민생정책 등 재위 기간의 업적이 부각되면서 개혁군주로 불린다. 영화 '광해, 왕의 된 남자'(이하 광해)는 그런 광해군의 모습 전체를 아우른다. 그것도 광해와 광해 노릇을 하는 광대 하선이란 두 인물을 통해서다.

광해와 하선, 1인 2역을 소화한 이병헌은 "광해군 자체가 이중적인 평가를 받는 인물인데 광해와 하선을 합치면 진짜 광해군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고 생각을 전했다. 또 그는 광해 노릇을 하는 하선은 "판타지"라고 생각했다.

"'내가 왕이 되면 어떨까. 또 어떻게 할까' 등과 같은 생각은 누구나 한 번쯤 해볼거라 생각한다. 하선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이상적인 왕, 리더의 모습이다. 관객들은 보는 내내 저런 리더가 필요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영화 역시 결국 하선이 '진짜 왕'이 되진 못한다. 때문에 하선은 판타지라고 생각했다."

이병헌은 그런 광해와 하선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광해의 표독한 눈빛을 내보이다가도 금새 개구진 하선으로 돌아온다. 진지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이병헌의 모습에서 '개그 본능'을 엿볼 수 있다. 첫 1인 2역 도전의 어려움은 바로 이 지점에 있었다.

이병헌은 "하선이 왕 노릇을 하는 순간부터 점점 자기도 모르게 진짜 왕이 되가는 모습을 순차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뒤죽박죽 찍다 보니 수위를 맞추기 힘들더라"고 토로했다. 자세히 보면 하선과 광해는 분장도, 의상의 소재도 약간 다르다고 귀띔했다.

코믹한 부분은 오히려 쉬웠다. 그는 "광해와 하선, 어느 쪽이 가깝냐고 묻는다면 하선 쪽에 가깝다. 그래서 즐겁게 할 수 있었다"며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상의해서 만들어간 장면들도 있다"고 밝혔다. 처음 하선이 광해의 닮은꼴로 궁에 잡혀갈 때 대들보에 부딪혀 웃음을 주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심지어 목소리 조차도 이채롭다. 평소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듣던 이병헌의 목소리는 광해에 가깝다. 그러나 평소 말투는 하선에 가깝단다. 또 이병헌하면 떠오르는 카리스마는 작품 속 캐릭터가 만든거라고.

"확실히 작품 속 캐릭터가 주는 이미지가 강하다. 평소에 유쾌함이나 개그본능이 꿈틀거리는 사람인데 관객들이 생각하는 내 모습과 진짜 내 모습에 간극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그간 밝은 모습도 많이 보여줬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 배우들은 자신이 출연한 모든 작품을 사람들이 다 알고 있을거라고 쉽게 착각하곤 한다."

베테랑 배우라도 첫 사극에 대한 긴장감은 존재했다. 이병헌은 "처음 해보는 거라 얼마나 다를지, 얼마나 까다로울지에 대해 약간의 긴장감이 있긴 했다"면서도 "수염 붙이는 괴로움이 있었지만 사극 대사나 톤, 행동 등은 금방 익숙해지더라. 중독성이 있을만큼"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대본을 보고 그냥 막 웃었다. 오히려 코미디 수위가 걱정됐을 정도"라며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적정선을 유지하기 어렵겠다 싶었다. 결과적으로 다른 작품보다 선택하기까지 오래 걸렸다"고 전했다.

현재 광해는 개봉에 앞서 진행된 시사회를 통해 영화에 대한 언론과 대중의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그 중 이병헌이 예상하지 못했던 반응이 있다. 하선과 중전(한효주)의 이뤄질 수 없는 멜로라인에 대한 관심이다. 이에 이병헌은 "놀랍다"는 반응이다. 1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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