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자기 마케팅
소통과 자기 마케팅
  • 김진오 <충청북도 미디어홍보팀>
  • 승인 2012.08.16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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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이야기
김진오 <충청북도 미디어홍보팀>

소셜네트워크 특히 페이스북은 종종 지나친 수다와 사생활 노출이 지나치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생각을 공유하고 소통한다는 SNS의 취지는 온데 간데 없고 일상을 실시간 중계하듯 하는 작위적인 자기 마케팅이 판을 친다는 것이 비판론자들의 대체적인 주장입니다.

페이스북을 끊었다는 제 지인이 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이불속에서 스마트폰을 들고 페이스북에 아침인사를 올린다. 아침식사를 하고 출근길 풍경을 찍어 또 한번 올리고 회사에 도착해 모락모락 김이 나는 커피 잔 사진과 함께 일과 시작을 알린다. 하루 동안 올린 페이스북 글이 10개도 넘고 아침에 쓴 글은 밀리고 밀려 타임라인에서 사라져 버리기 일쑤다.'

저는 페이스북을 탈퇴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 같은 비판에 어느 정도 공감은 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뉴스피드에 올라오는 글을 차례로 잃다보면 꼭 이런 글까지 올려야 하나 싶은 때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흥에 겨워 그랬겠지만 어쩌라고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를 정도로 술에 취한 자신의 사진을 올리는지. 집안 어른이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접하고 달려가면서 영정이 포함된 상가의 모습을 굳이 찍어 올려야 하는지. 밤 늦게 까지 잠이 오지 않는다는 글을 보면, 페이스북에 글을 쓸 게 아니라 책을 읽던지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는 것이 잠을 청하기에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 사고가 기성세대에 가까워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생활을 불특정 다수에게 드러내야만 하는가에 대해서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페이스북의 메시지나 트위터 쪽지 기능을 사용하면 원하는 사용자에게만 전달할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자신의 상황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소통의 개념을 조금만 엄격히 적용한다면 그리 적절치 만은 않은 글입니다. 오히려 자기 넋두리가 담벼락이나 타임라인을 장식한다면 대충 훑어보는 심심풀이 잡지 취급을 받게 될 것입니다.

반대로 자신의 생각이나 관심 있는 소식을 정리해 심혈을 기울여 적어 올리는 글도 있습니다. 장문의 글을 몇 번이고 되짚어 잃고 고치고 지식과 경험을 총동원해 작품에 가까운 문장을 만들어 냅니다.

이러다보니 글을 자주 올리기 힘들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고 때로는 감동을 주기도 합니다.

수다 떨듯 하는 글이나 심혈을 기울여 쓴 장문의 글이나 소통이라는 똑같은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자신을 여러 사람들에게 마케팅하려는 의도도 있을 테고 말입니다.

처음부터 의도 하지 않았더라도 분명한 것은 SNS를 통한 자기 마케팅의 결과는 반드시 투자하는 시간과 양에 비례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자신의 생각과 분명한 메시지를 담아내지 않고 넋두리처럼 올리는 글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힘듭니다.

내가 올린 글이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상품 홍보 글과 똑같이 취급받는다면 매우 불쾌할 것입니다. 미안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내용 없는 넋두리를 상품 홍보글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조금 더 지나치면 공해로 인식하게 될 것입니다.

SNS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자기 마케팅에도 성공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수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시도 하고 있지만 쉽지 만은 않은가 봅니다.

자신의 생각을 털어 놓으면서도 다른 사용자들을 배려하며 그 과정에서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정답은 진정성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SNS는 유저들의 생각을 내용으로 하고 있고, 그 생각은 거짓이 아닌 진정한 것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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