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의 눈물
박태환의 눈물
  • 문종극 기자
  • 승인 2012.07.29 2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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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문종극 편집국장

"아유, 아유, 미치겠네."

"인터뷰 내일 하면 안돼요" 왈칵.

그는 끝내 울고 말았다.

예선→실격판정→판정번복→결승→은메달.

금메달보다 값진 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마린보이 박태환은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참았던 억울함이, 외로움이 한꺼번에 밀려온 것이다. 언론과의 인터뷰 중 실격판정을 이해할 수 없었던 답답하고 억울한 심경이 "아유, 아유, 미치겠네"로 표출됐고 실격판정 후 판정이 번복될때까지 숙소에서 결과를 기다리며 겪은 외로움이 떠올라 왈칵하고 울음이 터졌을 것이고 참을 수 없는 격정이 "인터뷰 내일 하면 안돼요"로 나왔으리라.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에서 실격 판정을 당했을 때도 웃음을 잃지 않았던 그가 잘싸운 후 끝내 눈물을 보이고 만 것이다.

결선에서 3분42초06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차지한 박태환은 인터뷰 초반까지 여전히 밝은 표정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인터뷰가 진행되면서 아쉬웠던 순간이 자꾸 머리에 떠올랐는지 그동안 속으로 삭였던 분함을 어쩌지 못하고 결국 눈물이 터져 나오게 된 것.

인터뷰에서 그는 오전에 실격판정을 받고 다시 판정이 번복되기까지 "계속 숙소에서 기다렸으며, 오후에 경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상황이라 답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판정의 영향이 결선에 미쳤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고 하는 의연함을 보여줬다.

그러던 그가 경기 복기에 대한 질문에 이르자 종종 한숨을 크게 내쉬며 분을 삭였으나 아쉬운 마음을 숨기지는 못했던 것. 그런 상황에서 자신의 가슴팍을 두드리며 "아유, 아유, 미치겠네"라고 자책을 했고 "혹시 울었느냐"는 질문에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으나 말과는 달리 터져 나오는 눈물을 감추지 못하고 끝내는 참았던 눈물을 왈칵 터뜨리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인터뷰 내일 하면 안 돼요"라고 예를 갖추고 자리를 떴다고 언론은 전하고 있다.

왜 안그렇게는가.

남아있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는 것. 그는 아니라고 했지만 전문가들은 실격 파문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어 더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잘못된 판정으로 인해 모든 것이 틀어졌다는 것이다. 마음과 몸의 리듬이 뒤헝클어지고 깨졌다는 것이다. 불안감이 박태환의 민감한 몸에 미세한 균열을 일으켰고 결국 물을 타는데 가장 중요한 리듬감을 앗아가 버렸다는 것이다. 그의 스승 노민상 중원대 교수도 "300m 턴 동작 도중 미세한 떨림이 있었다. 수영에서는 리듬이 중요한데 실격 파문으로 인해 그 균형이 깨졌다"고 분석,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참고 삭이다가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왈칵 울음을 터뜨린 박태환.

그대가 분함에, 외로움에 떨고 있었을 그 시간 결코 혼자가 아니었다는 것을 전합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그대 옆에 있었다는 것을 전합니다. 우리 국민들은 "박태환이 딴 은메달은 금보다 값진 은이다. 실격 번복이라는 스트레스와 부담을 이기고 은메달까지 딴 것이 너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뭉클했다. 박태환 눈물, 어느때보다도 값진 은메달이다" 등등.

우리 국민들은 그대의 절체절명 그 순간에도 응원을 보내며 힘을 보탰다. 먼 이국땅 런던에서 억울함보다 더 서러운 외로움에 젖어 있을 그대에게 격려를 보냈다.

실격 소동에도 마음을 가다듬고 은메달을 목에 건 당신에게 대한민국 국민들이 뜨거운 박수를 보낸 것이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그대를 이렇게 불렀다. "박태환, 그대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아들"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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