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무용, 과감한 경연 탈피가 필요하다
충북무용, 과감한 경연 탈피가 필요하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2.07.02 2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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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연지민 취재1팀(부장)

지난달 서원대가 예술학과 폐지를 들고 나왔을 때 지역 여론과 지역 예술인들은 예술의 위기를 걱정했다. 지역의 예술토대가 사라진다는 점에서 폐과 반대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이런 여론이 주요했는지는 모르지만 예술학과의 폐과 위기는 겨우 면했다.

통폐과가 거론될 만큼 지역예술의 토대는 전망이 밝지 않다. 예술로 승부하겠다는 예술꾼이 줄어들고 있고, 예술대학 역시 한계를 드러내며 존립마저 위태롭다.

비록 페과 위기를 지나갔지만, 앞으로 미래의 예술지망생들은 어디에서 스승을 찾고, 자신을 길을 찾을지 걱정이 앞선다.

지역 예술계의 토대가 흔들린다고 해서 '예술이 다 위기냐'라고 묻는다면 쉽게 수긍할 수 없는 게 또한 현실이다. 영상이 예술의 범위를 넓혀가면서 방송사마다 연예인되기 열풍이 거품처럼 일고 있기 때문이다.

'K팝 스타'나 '위대한 탄생'과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청소년의 눈과 귀를 모으고, '나는 가수다'와 '불후의 명곡' 등이 중장년층을 사로잡는다. 그러다 이제는 '탑밴드'라는 이름으로 언더그라운드까지 확대하며 상업예술이 각 분야를 주도하고 있다. 물론 상업적 예술 속에는 인기와 돈, 명예라는 복선이 깔려있지만, 순수예술이 대중들로부터 외면 받는 원인에는 이러한 상업적 요소가 뒤따르지 못하기 때문인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아직도 우리 사회는 순수예술과 이를 추구하는 예술인들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다. 화려하거나 단숨에 각광받지 못할지언정 진정성을 담보로 한 예술 활동에 가치를 인정해주고 있음이다. 지역의 예술 인재를 양성하는 전담교육과가 없어진다는 것만으로도 지역민들이 한 목소리를 낸 것은 예술의 가치와 정신을 높이 샀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역 예술계는 변화하는 예술 흐름을 감지하지 못하고 너무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지난 주 열린 충북무용제가 그랬다. 경연이라고 하지만 미리 선정해 놓고 판을 펼친 경연이었다. 3개팀이 출전했지만 누가 봐도 실력 차가 커 의아해 했고, 조금 유심히 보면 경연 무대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개인이 무용단을 이끌고 대회에 나서야 하는 열악한 무용계 현실을 모르는 바 아니다.

더구나 경제적 부담이 큰 무대 연출에 예산을 투입할 수 있는 상황도 여의치 않음도 안다.

하지만, 문화예술을 보는 눈이 높아진 시민들에겐 이러한 경연 자체는 실망감을 더해줄 수 밖에 없다. 무용계 현실을 모르는 시민들은 이 무대가 지역 무용의 수준임을 가늠할 것이고, 그쪽같은 시간을 내서 다시 공연장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충북무용제는 경연으로 한 팀을 선정해 전국무용제 충북대표로 출전시켰던 게 역사처럼 굳어졌다. 21년간 경연을 통해 선출했던 역사를 바꾼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젠 과감하게 경연방식을 바꿔 새로운 방식으로 대표팀을 선정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경연으로 얼버무려 행사를 치르기 보다는 차라리 개방형으로 전환해 해마다 팀을 내정하는 것도 방법이고, 1년의 성과를 토대로 임원진과 원로 선배들이 팀을 선정하는 것도 불필요한 경연 예산이나 잡음을 없애는 방법일 수 있다.

지역 예술 단체나 협회 모두 어렵게 어렵게 단체를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이 전반적인 상황이다. 그래서 때론 쓴소리도 미안할 지경이다.

하지만 충북무용이, 충북무용제가 다시 활력을 찾으려면 지역 무용의 역사를 이으면서 더 풍성하고, 선후배의 화합을 다지는 무대를 만드는 것이 앞으로 과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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