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달도 놀랄 흑룡강성 빗물 조례
김선달도 놀랄 흑룡강성 빗물 조례
  • 이재경 기자
  • 승인 2012.06.24 2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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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부국장(천안)

대동강 물 팔아먹었다는 봉이 김선달이 무덤에서 놀라 뛰쳐나올 만하다.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이 바람과 햇빛, 빗물 등 자연자원이 성정부 소유라는 조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아! 이 생각을 왜 생전에 못했을꼬."하고 지하에서 크게 탄식하는 김선달의 모습이 갑자기 그려진다.

당사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그 반응이 뜨겁다. 중국도 그렇지만 우리 온라인 상에 올려진 글들도 비판 조가 대부분이다. 그중 황사에 대해 이제 중국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생겼다는 논리가 인기 댓글로 공감을 샀다. 많은 네티즌들은 "황사 피해에 대해 우리나라가 중국에 거액의 손해배상을 할 수 있는 논리가 만들어졌다"며 비꼬았다.

비판만 해도 안된다는 경종의 메시지도 나왔다. "중국이 그만큼 자원에 관심을 두고 있는데 우리도 정신 차려야 한다"는 글이다.

중국의 자원에 대한 탐욕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세계 자원의 블랙홀이 돼버린 중국의 자원외교 실상을 안다면 웃어넘길 수가 없다.

바로 이웃한 북한만 봐도 걱정스럽다. 현재 북한에 매장된 광물자원의 자산가치는 무려 7000조원으로 추정된다. 흑연, 몰리브덴, 구리, 아연, 마그네사이트, 희토류 등 경제적 가치가 아주 높은 광물만 해도 200여 종에 달한다.

특히 마그네사이트와 우라늄은 북한이 전 세계 매장량의 절반이 넘게 갖고 있다. 이런 희귀 광물을 중국은 헐값에 사들여 재가공을 통해 10배나 넘는 수익을 올리며 세계 각국에 다시 수출하고 있다.

실제 북한에 대한 중국의 자원 싹쓸이 현황을 알면 속이 쓰리고 안타깝다. 이미 중국은 지린(吉林)성의 한 국영기업을 통해 10여 년 전 함경남도 무산광산의 철광석 채굴권을 50년간 확보했다. 양강도 혜산시의 구리광산 채굴권(25년)도 같은 방식으로 보유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도 중국의 자원 외교는 그야말로 '올인'이다. 1995년 수단과의 유전 개발 협정 체결을 시작으로 콩고, 수단 등 아프리카 20여개 나라와 유전탐사 및 개발 계약을 통해 자원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자국에 득이 된다면 파트너가 누구이든 상관이 없다.

중국은 2010년 반정부 시위를 벌이던 민간인 150명을 학살한 기니정부와도 70억달러 규모의 광물자원 개발 협정을 체결해 우방들의 비난을 받아야 했다.

중국이 이렇게 자원 확보에 열을 올리고 나서는 상황인데 우리는 어떨까. 세계 15대 경제 대국에 이름을 올렸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가 보유한 광물 자원은 거의 없다. 석유, 가스, 철광석에 이르기까지 석탄을 제외한 부가가치가 있는 자원은 전무하다. 세계 자원 전장(戰場)에도 뒤늦게 뛰어들었다. 그런데 별로 소득이 없다. 올봄 감사원은 '석유공사 등 국내 공기업이 16조원을 해외자원개발에 투자했는데 국내 반입은 전혀 이뤄지지않았다'는 보도자료를 내놓았다. 헛발질만 한 셈이다.

정부 실책만 탓할 상황도 아니다. 우리나라 국민의 전기와 물 사용량은 심각한 수준이다. 물은 독일의 3배를 쓴다고 한다. OECD 회원국 중에서 최고로 위험한 물 부족 가능성 국가로 낙인이 찍혔다. 여름엔 에어컨을 켜느라 전기공급이 일시에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한다.

지난주엔 정부 주도의 정전 사태 대비 훈련까지 했다. 그런데도 씀씀이는 '펑펑'이다. '햇빛과 바람까지 국가의 소유'라는 중국의 발상을 발칙하고 기분 나쁘게만 받아들여서는 안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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