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들이여, 문화변화에 주목하라
예술인들이여, 문화변화에 주목하라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2.05.08 0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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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연지민 취재1팀(부장)

40대 이상에게 영화관은 추억의 장소다. 철저하게 출입을 금하던 영화관은 잠시 학교를 땡땡이 치고 선생님 몰래 영화 관람을 하던 기억은 지금도 짜릿하다. 하지만 이 추억도 신세대들에겐 낯선 풍경이 될 날도 머지 않았다. 3D, 4D 시대로 접어들며 끝없이 업그레이드 되고 있는 영화관은 이제 오페라공연은 물론이요, 유명가수들의 실황공연도 영화관에서 볼 수 있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공연장을 찾아가 관람해야 했던 최고의 오페라 중 하나인 '오페라의 유령'이 카메라에 그대로 옮겨져 영화관에서 상영됐다. 물론 영화로도 만들어진 적이 있지만 오페라 실황공연을 그대로 스크린으로 보여주는 공연은 3D기술과 접목해 더 스릴있는 무대로 대중의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20만원을 호가하는 관람료를 저렴하게 지급하면서도 생생한 감동을 영화관에서 접한다는 것이다.

오페라의 감동은 아이돌 스타들의 무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대형 화면과 입체적이고 역동적인 무대를 영화관에서 상영함으로써 애써 공연장의 먼 발치를 고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처럼 변화하는 현대사회의 속도만큼이나 문화트렌드는 급속히 진화하고 있다. 특히 영상과 매체의 발달로 초감각적 유행에 민감해지면서 우리 생활 속 문화자리도 그만큼의 변화의 속도를 내고 있다.

새로운 문화트렌드 속에서 공연장도 변화의 기류는 영화관 마저도 공연장 대안으로 전환되면서 거침없는 문화바람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예술 프로젝트의 하나로 예술인들이 남극기지를 탐험해 새로운 문화경험을 작품으로 만들기도 하고, 인공위성도 쏘아올려 무한한 우주를 작품으로 표현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지엽적인 예술이 아니라 글로벌한 예술 영역의 확대가 도래하고 있다.

이런 급속한 변화와 비교해 볼때 충북 지역의 문화변화 속도는 더디다. 지역이란 울타리 속에서 자꾸만 뒤쳐지는 것 아닌가 싶어진다.

이는 최근 논의되고 있는 옛연초제조창이나 충북문화재단에 대한 인식에서도 찾을 수 있다. 현재 청주시는 옛 연초제조창 활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 중이다. 예총이나 민예총, 문화원, 시민단체 등등 각 단체들에게 활용 여부를 묻는 세미나를 갖고 있다. 하지만 그 어떤 세미나에서도 시민 대변자들을 찾아볼 수 없다. 시민들이 아예 관심이 없는 것 인지, 아니면 불특정한 시민의 자리라 논의의 장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지는 알수 없지만 말이다.

충북문화재단 역시 시민이 배제 된 상태다. 지난 달 논란을 일으켰던 사업비 심사를 보더라도 문화재단이 마치 전문예술인을 위한 기구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이는 재단 내 이사진 구성에서부터 기획위원회 등의 구성원이 그렇고, 예술 단체들이 핑퐁게임하듯 주고 받은 4월의 성명서를 보면 더욱 그렇다. 시민을 내세우면서도 막상 시민은 없고 예술단체만, 예술인만 존재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새로운 문화트렌드는 시민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문화의 흐름 역시 소비자가 만들고 뿌리내린다는 것이다. 시민이, 향유자가 커다란 바탕을 이루는 가운데서만이 진정한 예술의 꽃이 피어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않는 한 지역의 예술인도 설 곳이 좁아질 수 밖에 없다.

이는 결국 충북문화재단이나 옛 연초제조창이 단지 예술단체나 예술인을 위한 기구나 공간이 되어선 안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자발적인 시민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논의와 노력이 지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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