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직장보육시설 '희비'
충북 직장보육시설 '희비'
  • 남경훈 기자
  • 승인 2012.04.26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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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도자기 등 전통산업 연령대 높아져 원생 부족
전자·반도체 등 호황업종 결혼후에도 재직 경쟁률↑

주요 기업들의 직장보육시설인 어린이 집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여성근로자들의 보육 부담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이들 어린이 집도 산업변화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섬유나 도자기 등 전통산업 업종은 생산현장의 핵심역할을 했던 여성근로자의 연령대가 고령으로 높아지고, 원생 부족으로 문을 닫는 데 반해 대기업이나 전자 반도체 등 호황업종은 갈수록 원생이 늘면서 어린이 집 인기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현재 영유아보육법상 직장보육시설 의무설치 대상기관은 상시 여성근로자가 300인 이상이거나 상시근로자가 500인 이상 사업장이다.

대규모 고용사업장이 밀집된 청주산단의 경우 지난 1994년 국내 처음 한국도자기가 성종어린이 집을 개원한뒤 5곳에서 운영중이었으나 올해 대원이 원생부족으로 폐원, 모두 4곳이 문을 열고 있다.

대원 어린이 집은 지난 99년 정원 60명으로 개원했으나 섬유산업이 사양산업으로 기울면서 여성 근로자 평균 연령대가 크게 높아지고 해마다 원생부족을 겪어오다가 올해 문을 닫았다. 또 한국도자기도 한 때 100명을 상회할 정도로 어린이 집이 각광을 받았으나 역시 여성 기혼 근로자 연령대가 높아지고 신규 직원 채용이 거의 중단되면서 원생들의 수가 크게 줄었다.

이에반해 LG화학과 LG하우시스 LG생활건강 등 LG자매사들의 경우 그동안 미혼 여성직원들이 결혼을 하면서 출산에 들어가는 연령대가 많아져 어린이 집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또 반도체 생산업체인 SK하이닉스나 매그나칩도 대부분 20대 미혼 근로자들이 결혼후 30대로 접어들면서 과거와 달리 퇴사를 하지 않고 계속 직장에 다니면서 어린이 집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렇다보니 올해의 경우 원생모집에서 경쟁률이 2대1를 넘는 등 점차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들의 직장 보육시설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반해 중소기업들에 대한 대책은 마련되지 못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는 직장보육시설 설치를 이행하지 않은 이유로는 이에 대한 책임을 묻는 법적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 일부 기관에서는 예외 규정을 근거로 기존 어린이집과 위탁계약을 맺거나 보육수당 지급으로 대체하고 있다.

그러나 직장보육시설의 당초 취지가 일·가정의 양립을 통한 저출산 극복을 위한 것인 만큼 각급 기관의 직장보육시설 설치가 우선시돼야 한다는 게 직장인들의 시각이다.

여기에 직장보육시설 미설치 기관에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지난해 7월 발의됐지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

이에따라 중소기업에 종사하는 여성 근로자의 경우 육아부담이 더욱 가중되는 만큼 지역별 산업단지나 농공단지에 통합 보육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SK하이닉스반도체 보육시설 담당자는 "정부의 영유아 보육에 대한 지원금도 많아져 여성근로자들의 관심이 높다"며"특히 회사가 직접 시설운영비를 지원하고 우수 인력을 교사로 채용해 해마다 경쟁률이 높아져 원생모집때 마다 치열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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