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총선 무엇을 남겼나>권력 견제·균형 … 선거 '나침반' 역할
<19대 총선 무엇을 남겼나>권력 견제·균형 … 선거 '나침반' 역할
  • 남경훈 기자
  • 승인 2012.04.16 2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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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충청권 대선 캐스팅보트
박근혜·안철수 구도 … 총선 전 여론조사 '박빙'

충북지역 당선자 8개월뒤 여야 운명 달린 심판

이번 4·11 총선은 두 가지 큰 의미를 갖는다. 첫째는 앞으로 4년 동안 의회권력을 어느 정파가 장악할지 여부였다. 두번째 의미는 연말 대통령선거의 전초전 성격을 띠었다는 점이다. 결과는 새누리당의 의회권력 연장이었다. 18대 국회처럼 다수당의 지위는 지켰다. 그리고 차기 대권 경쟁에서도 일단은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새누리당이 예상을 뒤엎는 승리를 거둔 것은 충청과 강원지역에서 '박근혜 바람'을 등에 업고 상당수 의석수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세종시를 포함한 충청권 25석 가운데 12석을 얻었으며, 강원 9곳 전지역을 싹쓸이했다.

충청권의 경우 지난 18대 총선에선 한나라당이 겨우 1석만을 건졌던 불모지나 다름없던 곳이었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7 대 3정도 유리하게 여겨졌던 서울 등 수도권에서 의외로 고전하면서 제1당 탈환에 실패,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공방이 벌어지면서 당대표 사퇴 등 후유증이 일고 있다.

이런 결과는 바로 19대 총선에서 충청지역이 결정적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충청권의 '선거 나침판' 역할은 이번 뿐 아니라 역대 선거 곳곳에서 드러난다

지난 97년 실시된 15대 대선의 경우 김대중 후보와 이회창 후보가 맞붙었으나 김대중 후보가 충청권의 김종필 후보와 DJP 연합으로 충북에서 5만표, 대전 11만표, 충남 25만표 등 41만표차로 이회창후보를 따돌린 것이 전국 40만표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이런 현상은 16대 대선에도 나타나 노무현 대통령 당선에도 결정적이었다. 다시 출마한 이회창 후보를 노 후보가 56만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이는 충청권에서 25만표가 앞서면서 전체 승리를 견인하게 됐다.

이는 국회의원선거나 지방선거에서도 전국 판세를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가 됐다. 17대 열린우리당이 1당이 됐을 당시에는 보수색이 강했던 충북의 경우 전석을 휩쓸면서 승리의 마침표를 찍는 역할을 했으며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전국 광역이나 기초지자체와 지방의회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는데 있어 충청권이 중심이 됐다.

때문에 앞으로 8개월 뒤 치러질 대통령선거에서도 충청권이 다시 캐스팅보트로 선거의 풍향계가 될 수 있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이번 총선이 '박근혜 대(對) 문재인 구도'로 치러진 측면이 강해 이들의 입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 위원장이 선거 승리를 이끈 만큼 대세론에 힘이 실리면서 대선가도는 한층 탄력을 받고 있는데 반해 민주통합당 문 상임고문은 부산 사상에서 예상외의 저조한 득표율로 당선돼 야권의 대선후보로서의 상승세도 한풀 꺾인 것으로 보인다.

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총선 결과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야권이 과반의석을 확보하지 못하고 문 상임고문의 입지가 위축, 지지율이 올라가는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현재 대선 구도는 박근혜와 안철수가 가장 유력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과연 이 두명을 놓고 전국 선거인수 12.6%(19대 총선기준)에 불과한 충청권은 어떤 선택을 하게될까.

총선 전 각종 여론조사를 볼때 섣부른 판단을 할 수 없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청주MBC가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실시했던 여론조사에서는 청주권의 경우 박근혜41.9%~44.2%의 지지율을 보인데 비해 안철수는 37.9%~40.5%로 큰 차이가 없었다.

이는 이번 총선에서 의석수는 새누리당이 앞섰지만 득표수 분석을 토대로 보면 오히려 뒤졌다는 분석도 많다. 결국 올해 대선도 득표율 1~2% 포인트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박빙의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충청권이 또다시 캐스팅보트를 쥘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야 대선주자들은 다시 출발선에 섰다. 이와 함께 새로 선출된 충북지역 8명의 당선자들도 8개월뒤 여당이 될지 야당이 될지 새로운 심판을 받아야 할 처지다

유권자들은 이번에도 절묘한 균형을 보여줌으로써 여야 양측 모두에게 오만하거나 오버(over)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런 한복판에는 충청권의 민심이 자리잡고 있다.

항상 권력의 견제와 균형을 만들어 온 충청표심의 향배에 또다시 이목이 쏠리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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