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소중한 시간의 의미 깨달았으면"
"청소년, 소중한 시간의 의미 깨달았으면"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2.04.12 22: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한 김선영 소설가
"청소년 소설을 쓰면서 글쓰는 기쁨을 알았습니다. 10여년이 넘게 소설을 써왔지만 뭔가 무겁고 어두워 글쓰는 내내 힘들었거든요. 청소년 소설을 쓰면서 비로소 내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은 느낌입니다."

청주에서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선영 작가(사진)가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며 '시간을 파는 상점'을 출간했다.

2004년 대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2010년 소설집 '밀례'를 펴낸 김 작가는 3년전 청소년소설에 눈을 돌렸다.

소설에 비하면 아직은 작가층이 두텁지 못한 이유도 있지만,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10년 넘게 글쓰기를 지도하며 습득한 언어와 생각이 글을 쓰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요즘 청소년소설을 보면 다문화가정이나 학교폭력 등의 심각한 문제를 다룬 게 많아요. 시간을 파는 상점은 문제아가 아닌 건강한 청소년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세상에는 건강한 청소년들이 더 많거든요. 이는 긍정의 힘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이기도 합니다."

이 같은 믿음으로 청소년 장편소설에 첫 도전한 '시간을 파는 상점'은 자음과 모음에서 공모한 제1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모든 작가들이 그렇듯이 소설을 쓰면서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궁금하고 걱정도 되었는데 청소년문학상이란 큰 선물을 받아 무척 기쁩니다. 책으로 출간된 소설이 독자들에겐 어떻게 읽힐지, 설레임과 두려움으로 대중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간을 파는 상점'은 시간을 물질로 환산하는 현대적 개념을 청소년의 시각으로 풀어내고 있다.

시간이라는 철학 속에 오롯이 담아내며 재기발랄하고 호기심 많은 청소년들의 일상 언어와 생각이 저자만의 톡톡 튀는 필체로 그려지고 있다.

저자의 출간 소회처럼 청소년소설로도 딱 맞는 눈높이다.

"이모콘티를 사용한다던가 청소년들만의 언어를 사용해 소설에 생동감을 주려고 했습니다. 청소년들의 언어가 거슬리지 않는 건 아마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글쓰기 하면서 그들의 언어가 몸에 붙은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소설은 더 쉽게, 더 즐겁게 쓸수 있었습니다."

수 많은 경험들이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듯 이번 소설 역시 다양한 사건과 사고의 조합이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되었다.

학생의 자살사건을 단초로 시간이 지닌 다중적 의미를 주인공의 경험으로 그려냈다.

"주인공 온조는 인터넷 카페 '시간을 파는 상점'을 열고 '크로노스'란 닉네임으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합니다. 크로노스는 시간의 경계를 관장하는 신으로 객관적으로 측정 가능한 물리적 시간을 물질이나 돈으로 환원한다면 카이로스 신은 계산할 수 없는 시간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죠. 학업에 쫓기는 청소년들이 시간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철학을 되짚어 보았으면 합니다."

잘 맞는 옷을 입었으니 당분간 청소년 소설에 매진하겠다는 김선영 작가.

'경계에서 고군분투하는 청소년들에게 힘이되고 힘을 받는 소설을 쓰고 싶다'는 소회처럼 멋지고 밝은 청소년들의 미래를 함께 열어가길 기대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