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보무사 <119>
궁보무사 <119>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7.0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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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났소! 백곡이 그만 도망을 쳤소!"
7. 소용돌이 속에서

"너 너희들은"

두릉은 바로 앞에 서있는 자들이 오근장 성주를 항상 따라다니며 그림자처럼 호위해주는 삼외 무사(외평, 외남, 외하)인 줄 알고 깜짝 놀랐지만 뭐라고 말을 건넬 사이도 없이 이들과 격투가 벌어졌다.

두릉은 팔결성 뿐만 아니라 인근 일대에서 용맹스러운 장수로 알려져 있긴 하지만 그러나 지금은 그물에 온몸이 덮어씌워진 데다가 몸놀림이 재빠른 세 명의 무사가 일시에 힘을 합쳐 덤비는 데에는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순식간에 삼외 무사에게 완전히 제압당해 온몸이 꽁꽁 묶여버린 두릉은 그저 기가차고 어리둥절하기만 할 따름이었다. 외평 무사는 두릉의 뒤통수를 발길로 걷어차서 정신을 잃게 만든 후, 자기 아우뻘인 외남과 외하 무사에게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서 빨리 밖으로 나가 함께 온 백곡도 잡아들이자. 놈이 달아나서 자기 부하들을 데리고 오면 일이 아주 복잡해진다."

"형님 말이 맞습니다. 수비대장 주중이 자기가 알아서 백곡을 처리하겠다고는 했지만, 혹시 또 모르는 일이니 아무래도 우리들이 가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렇게 말을 마친 삼외 무사들은 마치 새가 날아가듯 날랜 동작으로 높은 담장 벽을 훌쩍 뛰어넘어갔다.

"큰일 났소! 백곡이 그만 도망을 쳤소!"

삼외 무사가 담장 밖으로 나가자 성 수비대장 주중이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이들에게 쫓아와 말했다.

"뭐라고 놈이 달아났다고"

외평 무사가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

"백곡이 주위 분위기가 이상한 걸 눈치 채고는 우리들이 다가가기 전에 지나가던 병사에게 슬쩍 물어본 것 같소이다."

"하! 이걸 어쩌지 놈을 놓쳐서는 안 되는데!"

외평 무사가 몹시 떨떠름한 표정으로 못마땅한 듯 고개를 가로 내저었다.

"하지만 그리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원래 백곡은 이곳 팔결성 출신이 아닌 저 멀리 백리 이상 떨어진 만뢰산 속에서 참숯을 만들어 팔아먹고 살던 천한 사람이외다. 팔결성 말단 병사로 굴러 들어와 어떻게 운이 좋아 전쟁에 나가 공을 자꾸 세우다보니 두릉 장수의 눈에 들어 지금 저런 위치에 올라가게 된 것이지요. 그러니까 그를 진실로 믿고 따라줄만한 부하들은 없다고 봐야지요."

성 수비대장 주중 옆에 있던 참모 비슷한 자가 자기 딴엔 이들에게 위로를 해준답시고 이렇게 말했다.

"어허! 그게 대체 무슨 말인가 백곡은 자기 고향 만뢰산 근방 일대에 사는 젊은이들을 진작부터 팔결성으로 데려와 별동대를 조직해 놓고 있는데."

외평 무사가 몹시 불안한 듯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이렇게 다시 말했다.

"형님! 이럴 게 아니라 빨리 손을 쓰셔야지요"

옆에 있던 막내아우 외하 무사 역시 초조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으음. 그럼 당장 외북 형님께 연락하여 백곡을

잡아들이고 그의 별동대가 따로 움직이지 못하도록 해주십사고 연락을 해라."

외평이 비장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두 아우 외남과 외하에게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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