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적 무단횡단 禍 부른다
습관적 무단횡단 禍 부른다
  • 송근섭 기자
  • 승인 2012.03.21 2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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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충주서 사망사고 등 잇따라
경찰·지자체 보여주기 대책 급급

노인 등 무단횡단자들로 인한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이들의 무질서한 행동이 본인 뿐만 아니라 타인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7시20분쯤 충주시 산척면 영덕리의 한 도로에서 김모씨(71)와 한모씨(71)가 윤모씨(47·여)가 몰던 승용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무단횡단을 하던 이들을 윤씨가 미처 발견하지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의 한 주유소 앞에서 이대성 청주시의원이 자신의 차량을 몰고 가던 중 무단횡단 하던 노인을 피하려다 가로수를 들이받고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편도 3차선 도로 1차로에서 주행하던 이 의원은 노인이 중앙선을 넘어 계속 걸어오자 이를 피하려다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무단횡단을 하던 노인들이 차량에 치여 숨지거나 교통사고를 유발하고 타인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특히 무단횡단을 하는 노인 대다수가 습관적으로 이 같은 행동을 일삼는 것으로 알려져 이와 관련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이대성 청주시의원이 피하려던 노인도 상습적으로 무단횡단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택시 운전을 하는 박모씨(47)는 "(해당사고가 났던)그 곳을 지나다 보면 어르신이 무단횡단 하고 있는 모습을 자주 목격한다"며 "본인 때문에 사고가 난 이후에도 버젓이 무단횡단 하는 것을 보고 참 황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사람들은 큰 처벌은 아니더라도 한 번쯤 주의는 줘야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노인 무단횡단으로 인한 사고가 잇따르자 관계기관도 발빠르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경찰은 경로당과 노인회 등을 순회 방문하며 교통안전교육에 나섰고 청주시도 무단횡단이 발생했던 영운동과 사직동 분수대 앞 등 교통사고 위험지역에 교통안전시설물을 추가로 설치했다.

하지만 이 같은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 교통안전시설물의 경우 일부 구간만 설치돼 있어 무단횡단 예방에 한계가 있고 교통안전교육도 대상이 한정돼 있는데다 그 효과도 증명되지 않은 상태다.

청주시 영운동에 거주하는 이모씨(30)는 "도로에 설치된 시설물이나 교통안전교육은 보여주기식 행정에 불과한 것 같다"며 "무단횡단을 완전히 근절할 수는 없겠지만 먼저 주민들이 올바른 질서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도로교통공단이 발표한 '2010년 노인 교통사고 특성 분석 결과'에 따르면 사망자 1752명 중 절반 이상인 966명(55.1%)이 보행 중에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사고유형도 도로횡단 중 57%, 차도통행 중 12.1%로 드러나 적지 않은 노인이 무단횡단을 하다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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