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이야기
잠 이야기
  • 박광호 <미래과학연구원 운영위원>
  • 승인 2012.01.17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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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박광호 <미래과학연구원 운영위원>

박광호 <미래과학연구원 운영위원>

"잠을 잘 자면 기억력, 창의력이 좋아진다."

꿈을 잘 꾸는 렘수면(몸은 자고 있으나 뇌는 깨어 있는 상태의 수면)시 기억파인 세타파가 잘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꿈이란 기억한 것을 자는 동안 다시 한 번 기억시키는 과정이라는 설명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즉, 꿈이란 동물이 생존에 필요한 행동을 더욱 잘 기억하기 위한 무의식적인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잠을 자는 동안 기억들이 정돈되는 과정이 일어난다고 하는데요, 낮에 본 사람이나 사건, 대화에 대한 기억들은 일단 대뇌의 해마융기에 저장됐다가 신피질로 옮겨가 영구기억이 됩니다.

과학자들의 꿈속 연구는 기억을 영구화시키는 유전자가 렘수면 상태에서 작용하기 때문으로 설명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비해 꿈을 꾸지 않고 깊은 잠을 잘 때는 뇌파가 느린 서파수면(수면 단계 중 가장 깊은 수면) 상태에 이르며 수면시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미국 듀크대 시다르타 리베이로 박사는 "서파수면의 긴 시간 동안 뇌는 개별 기억을 다시 떠올려 증폭하는 역할을 하며, 짧은 렘수면에서는 이 기억들을 공고히 하는 유전자를 순간적으로 작동시킬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꿈꾸는 시간보다 깊은 잠을 잘 때가 뇌의 기능이 더욱 활성화되는 셈이지요.

우리가 깨어 활동하고 있는 동안 뇌는 많은 정보를 받아들일 뿐, 깊은 생각에 집중하지는 못합니다. 하루 동안의 생각들을 정리하고 숙고하는 때가 무의식 상태인 수면시간이지요.

잠자는 사이 우리의 뇌는 특별히 관련이 없는 정보들을 기억해 내고 연결하고 새로운 연관을 만들어 내는 등 창의성을 낳게 해주고 오랫동안 고민했던 문제를 정리해주는 것입니다.

수면 외에도 기억력과 창의성에 좋은 것이 있는데요, 하루 1시간 걷기 혹은 달리기만으로 해마에서 새로운 뇌세포가 생성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운동과 적당한 수면은 우리의 기억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것들입니다.

잠은 우리의 기억력과 창의성뿐만 아니라, 호르몬 균형에도 연관이 있습니다.

자고 있는 쥐를 자꾸 깨우면 처음에는 살이 빠지는 듯하다가 나중에는 급격하게 살이 찌는 것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이는 잠을 편히 자지 못한 탓에 체내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 균형에 이상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쥐를 통해 실험결과를 얻었지만 인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잠이 충분치 않으면 식욕촉진 호르몬이 마구 뿜어져 나와 기름진 음식을 선호하게 되고, 밤새워 공부나 일을 하면 오히려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지요. 무언가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골머리를 앓지 말고, 잠을 푹 자면서 기억을 정리하고 해결하는 것도 좋은 생각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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