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의 땅 '괴산'
축복의 땅 '괴산'
  • 문종극 기자
  • 승인 2011.12.25 21: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청논단
문종극 편집국장

서양에서 '아르카디아(Arkadia)'는 동양의 '무릉도원'이나 '천국' 또는 '낙원'같이 생각하는 곳이다. 축복의 땅으로 여긴다. 동양의 무릉도원은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실체가 없는 곳이지만 서양의 '아르카디아'는 그리스의 펠로폰네소스 반도 중앙에 위치한 고원지대의 한 지역을 이르는 것으로 실제 존재하는 곳을 무릉도원으로 여기고 있다.

이상향에 대한 동경은 동서고금을 막론한다. 때문인지 고대 로마 시대의 대문호 '베르길리우스'는 아르카디아를 축복과 풍요의 땅으로 만들었다. 그가 자신의 목가시를 위한 이상향으로 아르카디아를 재창조한 것이다. 그는 그의 목가집(Bucolica seu Eclogae)에서 아르카디아인들을 인생과 사랑에 관한 시와 노래를 지으며 풍요의 땅에서 평화롭게 양을 치는 목동들로 그렸다. 아름다운 대자연에서 목동들은 소박한 삶에 만족하고 질투와 시기가 아닌 우애와 사랑을 다지며, 무엇보다 자신들의 삶의 원류인 자연과 조화롭게 공생하며 행복을 누린다고 표현하고 있다.

베르길리우스가 묘사한 아르카디아 목동들의 삶은 이후 줄곧 이상적인 삶의 방식으로 동경의 대상이 됐다. 이로 인해 수많은 시인과 예술가들은 이 같은 아르카디아를 인간이 꿈꾸는 이상향의 강력한 예시로 삼게 됐다. 지금도 '아르카디아'가 동양의 '무릉도원'과 축복의 땅이 된 이유다.

이렇게 서양의 이상향으로 제시된 '아르카디아'.

이곳에서의 삶은 명예와 권력, 탐욕과 욕정에서 벗어나 자연이 베풀어 준 그대로를 거두며 사는 것이다. 인간사의 희로애락과 죽음마저도 아르카디아에서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의 일부일 뿐이다. 결국 동서양의 아르카디아와 무릉도원은 자연스러운 삶이며, 자연과 합치를 이루는 삶을 뜻하는 것이 아닌가. 그 얼마나 축복받은 곳이며, 은총을 받은 땅인가.

이런 맥락으로 본다면 이 시대 대한민국의 어느 곳을 '아르카디아'로 꼽을 수 있을까. 필자는 주저없이 충북 괴산과 충남 청양을 선순위에 올린다. 전국 모든 자치단체가 공장유치에 혈안이 된 가운데서도 청정지역을 고수하고 있는 이들지역을 두고 혹자들은 말한다. 먼 미래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될 것이라고. 인간들이 추구하는 건강의 이상향이기 때문이다. 천혜의 자연조건을 바탕으로 한 초자연적인 웰빙지역.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지역이 아니겠는가.

이 같은 측면에서 보면 특히 괴산은 분명 축복의 땅이다. 지난주 쾌거를 안은 2015년 세계유기농엑스포 괴산 유치는 '아르카디아'로의 괴산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 분명하다. 세계유기농엑스포의 규모가 크든 작든 간에 성공적으로 엑스포를 치러낸다면 이후 괴산은 동서양의 이상향이 될 수도 있다.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괴산이 청정 자연을 세계적으로 홍보하고 그를 통해 지역경제 발전을 가속화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은 셈이다. 먼 미래를 생각할 때 그 의미가 자못 크다.

엑스포 유치가 확정되던 그날 괴산군청 대회의실에 모인 임각수 괴산군수, 지백만 괴산군의회 의장을 비롯한 지역 기관단체장과 주민들의 흥분과 감격은 그래서 더욱 컸던 것으로 보인다.

괴산군이 2015년 세계유기농엑스포 개최지로 최종 확정됐음을 알리는 대형스크린의 영상을 접한 순간 이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울리며 유치 성공의 짜릿한 감격에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 괴산군민들이 이번 쾌거가 괴산의 미래에 어떻게 작용할지를 알고 있는 것이다.

이제부터다. 충북도와 괴산군, 그리고 충북도민들이 함께해야 한다. 괴산을 완벽한 실체적 '아르카디아'로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차근차근 빈틈없이 준비해 나가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