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군 애물단지 떠맡나
영동군 애물단지 떠맡나
  • 권혁두 기자
  • 승인 2011.12.15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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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수해 뻔한 금강천 생태공원 내년 이관
올해 공사중 수해 복구만… 예산·인력 부담

영동군이 예산만 잡아먹을 애물단지를 떠맡을 전망이다.

군은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국토관리청과 충북도가 시행해 이달말 준공 예정인 심천면 고당3리와 장동리 일대 금강천변의 생태공원을 내년부터 이관받을 예정이다.

금강 3.25km 구간을 초강 1·2지구로 나눠 총 81억원을 투입한 이 곳은 산책로와 잔디광장, 다목적광장, 세월교(2개) 등이 조성돼 있다.

그러나 이 공원은 주민들의 이용도는 떨어지는 반면 상습 수해가 우려돼 앞으로 영동군이 관리를 맡을 경우 예산과 인력 등 부담만 떠안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지난 8월 이곳 '금강살리기 8-1공구' 사업장은 호우로 불어난 강물이 휩쓸고 지나가는 바람에 준공도 되지않은 산책로가 유실되고 조경수와 화초 수천그루가 뽑혀 나가는 피해를 겪었다.

지역 주민들은 착공 당시부터 둔치에 조성하는 공원의 지대가 낮고 물살이 거센 지역이라 상습적으로 수해를 입게 될 것이라며 설계에 문제점을 제기했고, 이같은 예상은 공사 도중에 적중했다.

충북도는 현장을 복구하고 생태공원을 부활시켰지만, 앞으로도 장마철만 되면 침수를 걱정해야 하는 상습 수해지역으로 남을 전망이다.

하천을 가로지르는 세월교도 장마철 상류에서 떠내려오는 부유물을 걸러내지 못하고 물흐름을 막는 보 구실을 하며 둔치 생태공원의 침수를 재촉할 것으로 보인다.

한 주민은 "관에서는 엄청난 비가 내려서 수해가 발생했다고 하지만 장마철에 그정도 수위는 이곳 하천에서는 예사"라며 "근본 대책없이 복구만 한 시설을 영동군에 떠넘길 것이 아니라 시행청인 충북도가 관리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생태공원의 활용도에 대해서도 부정적 전망이 많다. 읍에서 만만찮은 거리인 영동군과 옥천군의 경계에 위치해 주민들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군은 옥계폭포와 국악기제작촌 등 인근 관광 인프라와의 순환 구도를 염두에 두고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수해로 쑥대밭이 된 후 대충 복구한 공원으로는 흡인력이 부족해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정부는 지난달 말 4대강 사업 시설물이 소재한 전국 지자체 관계자들을 불러 이관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동군 관계자는 "당시 많은 지자체가 관리비용을 들어 시설 인수에 난색을 표하자 정부가 일부를 국비로 지원한다는 대안을 내놓기도 했다"며 "관광지로서 활용 가치는 있지만 상습 수해가 염려되는 지역이라는 점이 고민이다"고 말했다.

영동군이 이관받을 예정인 심천면 금강살리기 초강1지구 모습. 세월교 건너편 둔치의 공원은 올 여름 수해로 매몰됐다가 임시 복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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