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에 앉았다고 다 여성리더인가
자리에 앉았다고 다 여성리더인가
  • 연지민 <교육문화부장>
  • 승인 2011.12.14 2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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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연지민 <교육문화부장>

사회가 개방사회로 가면서 여성들의 사회참여가 활발해지고 있다. 오랜 전통적인 관습에 의해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억눌려있던 여성들의 해방구가 사회구조 속에서 조금씩 문을 열어가고 있음이다. 더구나 고학력 여성인구가 증가하면서 막강한 인력 풀 자원을 형성하고 있는 한국은 글로벌시대에 또 다른 무한 경쟁력의 원천으로 여성파워를 꼽고 있다.

이처럼 21세기를 맞아 눈부시게 성장한 여성의 사회적 지위는 교육을 기저로 한 사회진출로 남성들에게 위기의식을 안겨주는 것도 사실이다. 여성을 필요로 하고 요구하고 있는 시대임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여성의 외적 성장 이면에는 '진정한 여성리더가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선뜻 답하기가 어렵다. 이는 지역단위로 갈수록 더 보수적이고 더 비합리적인 사고를 가진 여성들이 이른바 리더라는 자리에 앉아 사회적 지위를 누리며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진정성을 가진 활동보다는 모임을 위한 모임이나, 관변단체로 전락한 단체들이 오히려 여성의 위상을 추락시키는 사태도 비일비재하다. 여성이 여성을 상대로 경쟁하고, 흠집내고, 뒷담화로 소일 삼는 여성들의 사회참여는 그나마 사회에 겨우 만들어진 여성들의 활동 창구를 막아버리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리고 숱한 단체와 기관들이 여성과 여성리더십이란 이름으로 활동을 지원하고 있지만, 사회의 변화속도나 요구만큼 여성들이 사회에서 리더십을 발현하지 못하고 있다. 우물안 개구리식으로 좁은 시야에 만족하고 자족하는 여성리더들을 보면 답답증이 올라와 손으로라도 하늘을 가리고 싶어질 정도다.

그렇다면 여성들이 리더가 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노력해야 하는가

지난 12일과 13일 주한미대사관에서는 전국에서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여성 30명을 초대해 특별 리더십세미나를 개최했다. 각지에서 올라온 여성들은 글로벌시대에 여성이 리더가 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이고, 노력해야 하는가를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세계 여성 멘토들을 만나고, 그들이 걸어온 삶의 여정을 들으면서 대한민국의 여성리더들이 무엇이 부족한가를 타인을 통해 엿볼 수 있었던 계기였다.

참가자 모두가 공감한 것은 자신의 일을 위해 노력하고 신념을 갖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여성이 리더로서 성장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특유의 부드러움과 배려감, 뜨거운 인간애를 가진 여성의 강점이 리더십으로 발휘할 때 감동을 주는 사회를 만든다는 사실이었다.

"기회가 올 때 예스로 답하고, 오늘을 준비하는 자세로 살아야 준비된 미래가 온다"는 토플러 박사의 조언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사회와 마주해야 한다는 삶의 본질적 태도와 그녀의 삶이 맞닿아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러면서도 이틀 동안 주한미대사관 관계자들이 보여준 자세는 그 자체로 리더의 자질이었다. 발제에 참여한 미국 강연자들은 자신의 발표시간이 아니었음에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꼬박 이틀간 세미나 자리를 지켜주었다. 리더가 되기 위한 교육이 아니라 리더들의 생활 속에 배어 있는 인간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몸으로 보여주었던 것이다.

리더가 무엇인가 높은 자리에 앉았다고 다 여성리더가 아니다. 큰 세상을 함께 바라보고 함께 걸어가는 여성이 진정한 리더다. 와글대도 여성계에 희망을 거는 것도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여성에게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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