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는 여생
내가 원하는 여생
  • 이기섭 <청노복지관 수강생>
  • 승인 2011.12.11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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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이기섭 <청노복지관 수강생>

나이가 한 살 더할수록 희망 하는 것이 있다.

누구나 내가 소원 하는 대로 된다는 것은 희유(稀有)한 것이다. 하나, 특히 생명에 대해서는 더욱 더하다. 인간이기에 더욱 큰 욕망을 버리지 못한다.

첫 번째는 경제적으로 의식주에 구애 받지 말고 자손들을 양육하는데 있어서도 그 시대에 뒤지지 않는 재력이 있고 자손이나 친척 또는 사돈이나 근린 간의 화목을 해치지 않는 생활을 하여야 한다.

두 번째로는 타인에게 금전 재물 등의 빚을 지지 말도록 진력하며 자신은 물론 전 가족이 항상 건강하도록 노력하고 사회생활도 항상 남을 배려하고 양보하는 생활을 철칙으로 믿고 실행하여야 한다.

세 번째는 단체 생활에 있어 특히 사람으로서 해서 아니될 언행을 금하고, 단체의 임원은 피하는 것이 옳다.

만약 하게 된다면 권위적인 언행을 금하고 회비 또는 찬조금 기관에서 배당하는 지원금 등등 공금의 부정 지출로 불신당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남의 험담을 캐지 말고,남의 일에 간섭하지 말며, 항상 인과응보(因果應報)의 법칙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런 것을 지키면 심신(心身)의 건강을 옹호(擁護)하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한다.

이런 성구가 있다.

'태산(泰山)을 미등(未登)하면 부지(不知)계곡(溪谷)지(之)험(險)하고 대해(大海)를 부도(不渡)하면 부지(不知)파도(波濤)지(之)험(險)하리라.'

내가 당해 보지 못한 남의 고통을 목격할 때 얼마나 아플까, 얼마나 비통(悲痛)할까 하는 생각에서 이 성구가 내 머리에서 생동한다.그래서 함부로 그 처지를 말하지 못한다.

속담에 '홀아비 사정은 홀아비가 알고 과부의 사정은 과부가 안다'라는 말과 같이 그 처지를, 그 고통을 모르면서 아는 체하고 나서지 아니하는 처세술. 이것도 머리에 담아야 한다.

남의 위기를 사전에 알고도 모르는 체 방치하는 몰인정한 풍습은 사라져야 한다.

늙어갈수록 이런저런 사고에서 노구(老軀)들은 결단력이 없고 행동도 느리다. 남은 인생을 남에게 또는 자손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여생을 편히 하는 길이고, 심신의 건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또 장기치료를 요하는 병이나 치매 병으로 고생하는 노후가 아니되길 기원한다.

수백명 남녀가 북적이는 복지관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시각과 육감, 촉감에서 별의별 공상을 다하게 된다. 체격도 좋고, 인물도 어쩌면 저렇게 잘생겼을까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좋은 인물에 비해 차림새가 너무 소박하다 싶은 생각을 하게 하는 사람도 있다.

나이가 비교적 젊은 과부가 자신의 처지를 감추고 대인관계를 고상하고 지혜롭게 처세하는 것을 보면 배울 것도 많다.

이런 저런 사람을 만나며 나는 생각한다. 늙은 사람으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고 남은 인생 친구들과 함께 멋지게 생활하고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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