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물처럼만 한다면
경찰이 물처럼만 한다면
  • 박병찬 <칼럼니스트>
  • 승인 2011.12.07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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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박병찬 <칼럼니스트>

요즘 경찰이 동네북이다. 경찰서장이 시위 현장에서 구타당했다. 그것도 모자라 시위 관련세력들에게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혐의로 고발까지 당했다고 한다. 적반하장이다. 주객이 완전 전도된 느낌이다.

불법·폭력세력들은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을 물로 보고 있다. 이 땅은 무법천지가 아닌지, 불법·폭력세력들의 무풍지대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대통령도 물로 보는 형국이니 오죽하겠는가 싶다. 그 최종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고 본다. 공권력의 최고 책임자로서 그동안 불법·폭력행위를 적시 엄단하지 못하고 방치하거나 미온적으로 처리한 결과라고 보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피해가 죄 없는 대다수 국민과 일선 경찰들의 몫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불법·폭력행위, 더 이상은 안 된다. 대통령부터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

공권력에 위해(危害)를 가하는 불법·폭력행위는 그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되거나 용서될 수 없음을 천명해야 한다. 특정 개인이나 집단보다 침묵하는 대다수의 국민과 공익이 우선돼야 하기 때문이다. 결단해야 할 때 결단하지 못하면 국가가 결딴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한다.

물론 국민적 공감대와 협조도 긴요하다. 정치권 등 주변의 무분별한 집회 선동 및 동조 행위도, 경찰의 문제의식 없는 과잉대응도 사라져야 한다.

경찰의 권위를 바로 세워야 한다. 물 취급 받는 경찰, 진짜 물이 되는 것도 괜찮다고 본다. 선량한 대다수 국민들에게는 어려움을 함께하는 민중의 지팡이로, 불법·폭력세력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그래야 공권력과 국민을 물로 보는 불법·폭력세력과 그 동조세력들에게 물의 진면목을 보여줄 수 있다.

물은 물이다. 물은 사각형 그릇에 담으면 사각형 모양이 되고, 둥근 컵에 담으면 둥근 모양이 된다. 하늘로 올라가면 구름이 되고, 냉기류를 만나면 얼음이 된다.

이처럼 환경변화에 잘 적응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물이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경찰 또한 이래야 한다. 직무수행관련 각종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되, 어떤 상황에서도 경찰의 존재목적, 본분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물은 이타적이다. 항상 낮은 곳을 향한다. 겸손하다. 물은 배려할 줄도 안다. 더러운 곳이 있으면 씻어 준다. 다른 물을 만나면 조건 없이 하나로 뭉친다. 더불어 살 줄 안다. 물은 목마른 자에게 갈증을 해소해 준다. 힘들고 어려울 때, 갈증 날 때 찾고 싶은 도움이 되는 물과 같은 경찰이 돼야 한다.

이런 경찰이라면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고, 이런 경찰만이 공권력을 성역 없이 행사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물은 무섭다. 물은 평소 만물에 많은 도움을 주지만, 화가 나면 쓰나미가 되어 태풍, 천둥번개를 동반하며 바위도 부수고 산도 무너뜨리는 무서운 존재다. 불법·폭력세력들에게 경찰은 이런 존재가 돼야 한다.

불법·폭력세력들의 불법 폭력행위,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이제는 끝내야 한다

일본·영국 등 선진국은 폴리스라인을 넘으면 징역형이다. 미국은 워싱턴 시장도 불법시위 현장에서 수갑을 채웠다. 넘어서는 안 될 레드라인을 넘는 불법·폭력행위에 대해서는 이유 불문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단해야 한다.

물론 정당한 집회를 폭력세력으로 밀어붙이며 과잉대응하는 경찰도 있어서는 안 된다. 과거 같은 그런 습성이 아직도 경찰에 남아 있다면 하루빨리 버려야 한다. 그래야 공권력의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물은 부드러운 만큼 강하다. 경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물처럼만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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