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뜬 청소년 탈선예방 '비상령'
들뜬 청소년 탈선예방 '비상령'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1.11.13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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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 꿈꾸는 수능생들의 길라잡이
충북도교육청·경찰, 선도대책 마련 안간힘

지난해 3000명 적발 … 단속반 등 편성키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면 수험생들은 일탈을 꿈꾼다. 입시 지옥이라는 감옥 아닌 감옥에서 벗어난 수험생들은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와 심리적 긴장감을 풀기 위해 음주, 흡연, 성경험, 폭력 등의 탈선 행동을 하기도 한다.

학교의 정규 교육과정이 한 달 정도 남아 있지만, 수능이라는 목표가 사라지면서 무단결석에 가출을 일삼는 비행과 유흥비와 등록금 마련을 위해 유흥업소 아르바이트도 서슴지 않는 일도 있다. 교육 당국과 일선 고교에선 고3 학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설해 학생지도에 주력하고 있지만 학교를 벗어난 교외 지도에는 인력의 한계로 어려움을 겪는 게 사실이다.

2009년 제주도에선 수능을 치른 수험생 7명이 유흥비 마련을 위해 술에 취한 채 택시를 기다리던 취객을 폭행하고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공부에 대한 압박감을 분노로 표출한 사건도 있었다. 2008년 서울의 한 고교에서 수능을 보던 한 수험생이 시험이 지나치게 어렵다는 이유로 격분해 고사장의 유리창을 파손하고, 의자 등으로 주위 수험생을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이 수험생은 경찰 조사에서 "시험 문제가 풀리지 않고 그동안 노력했는데 아침부터 물거품이 되는 것 같아 순간적인 화를 참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여성가족부(장관 김금래·이하 여가부)는, 수능 후 청소년의 음주행위로 인한 각종 사건·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경찰청과 지자체 및 전국 청소년 유해환경 감시단 등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지난 10일부터 20일까지 '수능 후 청소년 음주예방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여가부는 6개 시·도 교육청을 통해 수능 후 음주행위 근절을 위한 가정통신문(SMS)을 발송했다. 충북교육청은 수험생의 탈선을 막기 위해 결석 또는 결과 시 원인 확인 및 학부모와 정보공유 비상연락망 정비 성적이 저조한 학생에 대한 상담(격려)강화 해당 지역 경찰관서 및 청소년 선도관련 민간단체와의 긴밀한 유대관계 유지 등 예방대책을 마련했고, 도내 초·중·고교 생활부장 교사와 배움터 지킴이 순찰요원 등이 시내 일원을 돌며 학생들의 유흥업소 출입, 거리배회, 음주·흡연, 고성방가, 폭력 등 지도활동을 하고 있다.

충북경찰청도 오는 20일까지 청소년 선도 활동을 강화하고 유해환경 단속에 나선다. 이 기간 경찰서별 민관 합동 단속반을 편성해 PC방과 찜질방, 숙박업소의 청소년 출입 제한 위반 행위 집중·단속은 물론 번화가와 대학교 주변, 청소년 밀집 장소 등에서 청소년의 조기 귀가 유도 활동을 벌인다.

한 정신과 전문의는 "수능이라는 큰 목표 의식이 사라지면서 공허함과 점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친구들과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등 탈선 행동을 하기 쉽다"며 "불안정한 심리상태에서 접한 술로 인해 분노나 폭력적인 행동으로 표출될 수 있기 때문에 교사와 학부모의 관심이 더욱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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