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치른 졸작
우여곡절 끝에 치른 졸작
  • 홍도화 <예일미용고등학교장>
  • 승인 2011.11.08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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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도화 원장의 미용칼럼
누구나 그렇겠지만 행사를 준비하다 보면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이 날씨다. 더구나 행사가 야외에서 이루어질 때는 더욱더 그러하다. 그래서 기상청에 전화해 보고 온갖 것을 다 동원해 날씨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지난 5일 졸업 작품 발표회(졸작)를 개최하기로 예정하고 행사를 열심히 준비했다. 장소는 청주 용두사지 철당간 앞에 전문 이벤트에게 맡겨서 야외무대를 설치하고 대형스크린도 세워 선명한 화질을 통해 그동안 일구어낸 활동자료를 영상을 통해 홍보하고 난 뒤 모델들과 작가들이 퍼포먼스를 진행하겠다는 치밀한 계획을 수립하기 위하여, 확인하고 또 확인하며 행사 계획을 철저하게 세웠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그날 전국에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를 접하게 되었다. 갑자기 일이 심란해지고 웅성대기 시작했다.

긴급교사 회의를 열고 의견을 나눠 보았지만 대안이 서질 않았다. 급기야 아이들을 설득해 준비한 작품을 촬영하여 도록으로 남기고 연출한 것은 학교 강당에서 발표하여 비디오로 촬영한 후 CD에 담아주는 것으로 아이들을 설득해 보자고 했다. 그런데 교사들 생각처럼 일이 순조롭지 못했다. 졸작을 준비한 학생들은 요지부동이었다. 비를 맞고 그냥 하자면서 울고불고 야단이었다. 우는 아이들을 달래 보았지만 난리가 그치지를 않고 자기 의견이 관철되길 여망하며 다수의 인원이 이성을 잃고 덤벼들었다. 어린 아기 떼쓰는 모습은 귀엽기나 하지 이 녀석들은 사람이 갖추어야 할 인격과 교양을 잃어버린 듯했다. 한 시간을 이해시키느라 진땀을 흘려보았지만 도저히 소통이 되지를 않았다. 해결방법은 오직 하나 비를 맞고라도 졸작을 해야 하는 일뿐이다.

꿩대신 닭이라도 찾자는 심정으로 청주시내 실내강당이라는 강당은 다 찾아보고 백방으로 장소를 찾아보았다. 좁기는 하지만 졸작이 가능한 장소가 두어 군데 마련되어 날래게 달려가 장소를 확인하고 사용허가를 득하게 되어 드디어 제4회 예일 미용고등학교 졸업 작품발표회를 무사히 개최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당일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를 않았다. 이게 무슨 날벼락이란 말인가? 기상청에 전화로 알아보았을 때도 60~70% 비가 내릴 확률이 있다고 했는데 첨단의 과학을 알리는 일기예보가 맞지를 않아 또 한바탕 곤혹을 치르게 되었다. 그러나 값비싼 음향장비를 야외에 내놓아야 하는 입장에서 일기예보를 무시하고 진행할 수는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청주 고인쇄박물관 세미나실에서 그동안 이끌어준 부모들과 미용 산업체 대표 및 관계자들과 미용대학 교수들이 참석한 가운데 그동안 노력한 학교 행사와 봉사를 실천하며 사랑을 나눈 여러 가지 내용을 영상으로 보면서 한바탕 큰 웃음으로 시작한 졸업 작품 발표회는 취업과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영원히 남을 추억을 만들어냈다.

경천애인, 기예창조, 사회봉사를 교훈으로 여름방학도 겨울방학도 없이 계절 학기를 이용하여 1년 삼학기제로 운영되는 학교 사정은 매우 더웠던 여름도, 또한 혹독한 추위도 강한 인내심으로 극복하며 이겨낸 재학생들의 모습은 매우 자랑스럽고 에너지가 넘쳐났다. 방학은 즐겨보지 못했지만 그동안 배운 기량을 발휘하여 동서양의 동화를 테마로 발표의 장을 마련한, 졸업을 앞둔 학생들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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