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추진 10여년 만에 '복원 성공' 눈앞
사업추진 10여년 만에 '복원 성공' 눈앞
  • 김성식·임형수기자
  • 승인 2011.11.02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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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금강의 어름치
산란탑 60여개 발견 … 정착 가능성 커

서식환경 복원·보호대책 등 뒤따라야

◆ 산란탑 쌓는 독특한 물고기

어름치(잉엇과 모래무지아과)는 특이한 물고기다. 30~40cm까지 자라는 비교적 큰 몸집에 뚜렷한 검은 반점과 줄무늬가 황갈색의 몸 측면과 지느러미에 열 지어 나타나기에 우선 한눈에 봐도 귀티가 나고 아름답다.

먹이와 산란 습성도 독특하다. 평상시엔 주로 수서곤충류를 잡아먹으나 산란기가 다가오면 체력과 영양 보충을 위해 다슬기를 즐겨 잡아먹는다. 해서 어름치의 서식환경엔 늘 다슬기의 서식 유무가 거론된다.

산란기인 4~5월이 되면 다른 물고기에서는 보기 드문 산란탑을 쌓는 것도 특징이다. 자갈이 깔린 완만한 여울에 주둥이로 웅덩이를 파고 알을 낳은 다음 잔 자갈을 물어다 덮어 보호하는 것이 산랍탑인데, 큰 것은 직경 50cm에 높이 10cm가 넘는다. 일부 학자들은 어름치가 기후예측 능력이 있어서 가뭄이 예상되는 해에는 산란탑을 하천 안쪽 깊숙한 곳에 만들고 큰장마가 예상되는 해엔 하천 가장자리에 만든다고 믿고 있다.

서식지도 제한적이다. 지구상 한반도에만, 그것도 금강과 한강(임진강 수계 포함)에만 서식하는 한국고유종으로서, 먼 옛날 금강과 한강이 서로 연결돼 있었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지표어종이다.

금강에 살던 어름치는 1970년대에 이미 개체수가 현저히 줄어들어 1972년 천연기념물 238호로 지정 보호하게 되었다. 하지만 서식환경 악화와 남획으로 인해 '금강(충북 옥천군 이원면부터 금강 상류)의 어름치'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더 이상 발견되지 않는 '절종추정 어류'로 전락했으며, 이어 한강과 임진강의 어름치도 숫자가 급속히 감소해 1978년 종 자체가 천연기념물 259호로 추가 지정된 바 있다.

◆ 10년간 총 8만여 마리 방류


어름치 복원을 위한 치어 방류가 처음 시도된 것은 1999년 여름. 당시 전북 '무주 반딧불이 축제'에 맞춰 무주 남대천(금강 지류)에 치어 3000마리를 방류한 것이 최초다. 주관 기관인 국립수산과학원 중앙내수면연구소(책임연구원 이완옥 박사)는 이어 2001년까지 2년간 1만 마리의 치어를 추가 방류했다.

이어 어름치 치어 방류사업은 한국환경기술진흥원의 차세대 핵심환경기술개발사업으로 채택(주관 순천향대 방인철 교수팀)돼 2003년부터 2009년까지 매년 평균 1만 마리의 치어와 주요 먹이인 다슬기가 함께 방류됐다.

방류 장소는 전북 무주군 관내의 금강 상류지역(무주읍 대차리 일대). 당시 이 지역이 방류 대상지로 선정된 것은 순천향대 방인철 교수팀이 실시한 조사에서 수질환경과 하상구조 등 서식환경이 타 지역에 비해 양호하게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방류 결과 2005년 6월 처음으로 방류지역 인근에서 몸길이 10~15cm 되는 어름치 5마리가 한꺼번에 그물과 낚시로 포획되는 등 총 11마리가 확인되었으며, 이듬해인 2006년부터는 정착 여부를 판단하는 데 결정적 증거가 되는 산란탑사진 참조>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복원연구팀은 2008년부터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가 2009년까지 총 65개의 산란탑을 찾아냈다. 산란탑이 발견된 곳은 치어 방류지역인 전북 무주읍 대차리에서 충남 금산군 제원면 천내리에 이르는 금강 본류 약 20km 구간이다.

충청타임즈 취재팀은 어름치의 정착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10월 31일 잠수요원 2명과 함께 금강 상류지역을 현지 조사한 결과 충남 금산군 부리면 방우리 일대와 제원면 천내리 일대에서 약 20cm 크기의 어름치 3마리를 확인했다.

취재팀은 또 산란탑이 발견됐던 지역을 중심으로 탐문조사를 벌여 설모씨(56·금산군 부리면) 등 인근 주민들로부터 "많지는 않지만 드물게나마 그물과 낚시에 어름치가 잡히고 있다"는 증언을 확보함으로써 '금강의 어름치'가 현재 정착단계에 있음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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