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특화자원 활용 미래산업 발굴
지역 특화자원 활용 미래산업 발굴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1.10.3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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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대학이 살아야 지역이 산다
<지방대학, 지역구성원이 되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올해 대학구조개혁을 통해 본격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경쟁력이 없는 대학들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이유다.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 유치에 전국 대학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정부는 부실대학 정리라는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수도권과 비교하면 신입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지방대학들은 생존을 위해 학과 신설이나 정원 증원이 아닌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대학의 생존은 곧 경쟁력인 셈이다. 충북지역 대학들이 살아남는 방법은, 전문연구인력을 바탕으로 한 신기술을 지역기업과 지방자치단체, 지역연구소 등과 협력해 지역 산업의 선도기능을 수행함으로써 경쟁력을 쌓는 것이다.

충청타임즈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이하 지발위) 지원으로 전국 16개 일간지, 주간지와 함께 '지방대학, 지역구성원이 되다'를 주제로 공동기획 취재팀을 구성해 대학이 지역사회의 발전 파트너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충북지역 대학과 국내(경남 남해군), 미국 대학의 성공사례 등을 5회로 나눠 게재하고자 한다.

◆ 충북 미래산업 지역에서 찾아라 지역연고육성사업

지역연고육성사업(RIS·Regional Innovation System)은 지역특화산업을 중심으로 대학과 지역기업, 지자체가 함께 공동컨소시엄을 추진하는 대표적 사업이다.

지역 전략산업을 제외한 지역 특화산업을 중점 발굴, 육성해 균형발전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균형발전특별법에 따라 지난 2004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지식경제부의 대표적 매칭사업인 RIS 사업에 충북지역 대학에서는 현재 충주대, 충청대, 세명대, 청주대, 충북대, 충북도립대 등 6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

충주대학교 증평 발효삼 RIS 사업단(단장 정재현·충주대 증평캠퍼스 학장)은, 증평의 인삼을 지역특화자원으로 선정, 발효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증평은 농협중앙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전국 최대 규모의 한삼인 홍삼 가공공장과 충북인삼조합에서 운영하고 있는 고려인삼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사업단은 인삼에 영지버섯 균사체를 40일간 배양시킨 발효물을 주 원료로 사용한 발효삼을 특화제품으로 선택, 발효삼과 증평바이오 고려인삼의 샹뜨레 홍삼봉봉 초콜릿을 제품화했다.

지난 8월엔 충주대 식품공학과 교수진과 인삼 관련 산업체인 FEN바이오텍·충북인삼농협의 협력으로 '발효삼 정옥고', '삼누리 유산균 발효홍삼'을 출시했다.

청주대학교 초정휴양웰니스사업단(단장 박호표)은, 도시 전체가 물 하나로 세계적 명소가 된 프랑스 '에비앙'을 모델로 휴양 웰니스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3대 광천수로 알려진 초정 광천수를 활용해 사업단은 마스크 팩, 물티슈, 비누 등 스킨케어와 음료, 장류(고추장, 된장), 김치 등 100여 종을 내놓았다.

충주대학교 파스너 RIS 사업단(단장 홍기배)은 전국에서 유일한 파스너 산업분야 지역연고산업진흥사업으로 선정돼 충북지역의 파스너관련 기업들에 3A(Anytime, Anywhere, Anyhow) 서비스를 총괄해 제공하고 있다.

이 사업단의 주력상품은 '세이퍼락'으로 풀림 방지 너트·볼트다. 볼트·너트 제조업체로서는 최초로 국가신기술(NET)을 획득했으며, 극한의 충격 진동에도 풀리지 않아 최근 일어난 KTX 탈선을 예방할 수 있다.

충청대학 보은생물자원산업육성사업단(단장 김봉각)은, 지난해 7월부터 보은군 농업기술센터, (재)충북테크노파크, (주)메리트가 참여해 사업을 추진한 결과 보은대추를 활용한 20여 가지 제품을 완성했다.

옥천 옻 산업 특구 활성화를 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 충북도립대 루즈벨트 RIS(Regional Innovation System)사업단은, 사업예산 부정집행 등과 관련해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집중감사와 사업중지 명령, 청주지검의 횡령의혹에 대한 수사가 진행돼 사업이 불투명한 상태다.

충북대 권수한 교수(화학과)는 지난 3월부터 누에산업 클러스터 육성사업단을 이끌고 있다.

이 사업단은 올해부터 6년 동안 총 50억원의 연구비로 충북테크노파크, 청주상공회의소, 잠사시험장 등 6개 기관과 함께 고기능성식품, 기능성화장품 등의 개발에 나섰다.

세명대학교 제천약초 고부가가치화 사업단은, 전국 4대 약령시장으로 꼽히던 제천 지역의 약초를 활용한 고부가 가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제품은 출시해도 판로 걸림돌

지역연고육성사업단에서 출시한 제품은 수백 개에 이른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소비자가 선택을 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대기업이 제품 판매를 위해 수십억원의 광고비를 쏟아붓고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하는 것과 달리 충북 RIS사업단에 참여한 기업은 제품 홍보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쓸 수 없는 중소기업 또는 영세업체다.

충청대학 보은생물자원산업육성사업단 김봉각 교수는 "사업단 초기엔 대추 가공식품업체가 2~3개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30개로 늘어날 만큼 대추 산업이 급성장했다"며 "하지만 소비자는 브랜드를 모르면 구매하지 않다 보니 마케팅과 판로가 가장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보은 대추 생산이 현재 2500톤에 불과하지만 2014년 최하 500톤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하는 김 교수는 "농협 청주하나로마트에 입점한 사업단 제품 중 대추한과는 올 추석 때 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며 "제품이 팔려야 지역 기업이 살고, 기업이 내는 지방세가 많아야 지자체 재정자립도가 높아지고, 농민 소득도 덩달아 증대되는데 가장 중요한 게 판로를 찾아내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청주대학교 초정휴양웰니스사업단 박호표 단장은, 제품이 나와도 초정리에 대한 지역 인지도가 낮아 판매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사업단에 참여한 20여 개 업체가 그동안 1000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브랜드 파워 부족으로 판로 개척이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브랜드 파워를 만들기 위해 박 교수는 "다음달 광천수로 만든 콜라겐 음료가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선다"며 "내수 시장보다 해외로 눈을 돌려 차별화 전략을 쓰고 있지만 국내 소비자를 잡기 위한 홍보가 가장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충북도청 미래산업과 미래산업 정책팀 전광호 주무관은 "지역 사업단은 영세성의 한계로 홍보, 마케팅, 판로가 가장 큰 문제"라며 "일부 제품을 지역농협 물류센터에 입점시키고 있지만 전방위적인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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