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역사… 시민쉼터 역할도
되살아난 역사… 시민쉼터 역할도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1.10.20 1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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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읍성 복원 현장을 가다 - 홍성군 홍주읍성
군, 2025년까지 3천억 투입

"보존·축성법 연구 가치 커"

탐방로 조성·역사관 개관도

역사적으로 청주읍성은 다양한 흔적으로 찾아볼 수 있다.

삼국시대를 시작으로 도심의 축으로 자리매김한 청주읍성 자리는 고려시대 공민왕과의 인연과 국보 철당간의 존립, 조선시대 임진왜란의 승전지로 여러 층위의 누적된 청주역사의 증인이다.

여기에 청주 최고의 번화가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성안길은 오랜 시간 동안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며 충북의 중심축으로 발전의 원동력 역할을 해 왔다.

여러 의미가 중첩된 청주읍성은 경제적 성장 속에 복원이라는 새로운 돌파구로 청주역사의 정체성과 문화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하지만 사라진 읍성을 복원하기 위해선 갈 길이 쉽지만은 않다.

번화가라는 이면에는 읍성 복원에 따른 경제성과 효율성, 실현 가능성에서 희박하기 때문이다.

이에 타 지역에서 추진되고 있고, 추진 예정인 읍성복원 사업을 통해 청주읍성의 복원 방안을 살펴보고자 전국 4개의 읍성복원지를 탐방했다.

복원사례를 통해 청주읍성 복원 방안과 가능성을 새로운 시각으로 타진해 본다.

◆사례 1-원형 복원에 나선 홍주읍성

첫 탐방지로 충남 홍성군의 홍주읍성을 찾았다. 홍성은 1914년 홍주군과 결성군을 합하면서 홍성으로 명칭이 바뀌었지만 조선시대 때는 홍주목을 지명으로 사용했다.

'내포문화의 중심 홍성'을 슬로건으로 내세워 지역을 홍보하듯이 옛 홍주목은 내포지역 인근의 20여 고을을 관할할 정도로 규모가 컸던 곳이다.

읍내로 접어들자 도시 느낌이 아늑하니 정겨웠다. 북적이는 대도시에 비해 도시와 시골이라는 중간지대에 놓여 있는 듯 보였다.

가장 먼저 홍성군청을 찾았다. 이전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현재 군청 자리가 홍주읍성 안쪽이어서 별 어려움 없이 성을 탐방할 수 있었다.

홍성읍 중심에 위치한 홍주읍성은 현재 끊어진 성벽으로 남아 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고 6·25전쟁과 산업화로 성이 훼철되면서 현재는 남문이 있던 자리 양쪽으로 810m의 성벽만 남아 옛 홍주의 명성을 보여준다.

성의 축조연대는 알 수 없지만 세종실록지리지에 '홍주읍성의 둘레가 533보 2척이고 성내에 겨울에도 마르지 않는 샘이 하나 있다'는 기록이 있다.

성안에는 35동의 관아 건물이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읍성 사대문 중 동문인 조양문, 동헌 외삼문인 홍주아문, 동헌 안회당, 동헌의 부속루 여하정만 남아 있다.

홍주읍성 사대문을 대표하고 있는 조양문은 고종 7년(1870)에 한응필이 개수 후 1955년 새로이 수축됐고 1975년 복원됐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조양문을 헐어 없애려는 것을 읍민들이 반대해 보존할 수 있었다고 한다.

현재 읍내 중앙에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서서 홍주읍성의 영화를 재현해 준다.

홍성군청 입구에는 홍주아문이 있고, 군청 뒤켠에는 목조 기와집으로 된 동헌 안회당과 부속루인 여하정이 있다.

홍주아문은 안회당의 외문으로 현판은 대원군의 친필이며 우리나라 아문 중에서 가장 크다.

이처럼 홍주성은 조선 행정중심가였으나, 1906년 일본과 치열한 홍주성 전투를 벌인 장소이기도 하다.

청주성 전투가 임진란 때 첫 육지전 승전보를 올린 곳이라면, 홍주성 전투는 일본에 대항한 의병들이 항일투쟁을 점화시킨 발원지다. 시대가 바뀌었지만 성의 자리는 여전히 홍성의 중심에 위치해 있다.

홍성군이 홍주읍성 복원사업을 전개하기 시작한 원년은 2001년부터다.

역사적 인식이 높아지면서 '홍주고도 역사문화관광개발사업'으로 추진된 복원사업은 2025년까지 약 3000억원의 예산으로 원형에 가깝게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홍주읍성은 삼국시대 이래 조선시대까지 읍터로서 크게 변동이 없었다는 점과 내포평야를 끼고 있어 시대적으로 많은 사연을 갖는다는 점, 조선 초 새로운 축성법에 의한 축성물이 현존한다는 점에서 보존의 가치와 축성법 연구에 가치가 크다"며 복원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홍성군은 현재 남문 복원을 진행 중이고, 남문 성벽으로 시민탐방로를 조성해 휴식공간의 의미를 담았다.

또 성안에는 연차적으로 건물 철거 중이며, 공원으로 조성된 부지에는 지난 5월 홍주성역사관을 개관해 홍성의 역사를 알리고 있다.

특히 홍주성역사관에는 1871년도 규장각 지도를 참고해 홍주성복원모형도를 제작해 전시하고 홍성의 인물들, 역사, 문화 등을 생생히 보여준다

조남존 홍성군청 학예사는 "장기적인 복원 사업을 추진하며 성안의 건물은 매입하고 있다"며 "매입 건물들은 철거한 후 읍성공원을 조성한 상태며, 옛 지도에 나타난 건축물들을 복원할 방침이다"라고 설명했다.

복원에 대한 주민들의 입장에 대해 조 학예사는 "찬반이 5:5로 성안에 집이 있는 사람들은 빨리 복원하길 바라고, 지역상권이 죽으면서 반대하는 사람도 있다"며 "성벽을 완벽하게 복원하는 계획도 추후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후 수정 보완할 방침이다"라고 들려줬다.

홍주읍성 원형복원으로 지역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확립해 가고 있는 홍성군. 장기적 계획 속에 천천히 복원사업을 추진하는 사례를 통해 청주읍성 복원 틈새를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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