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전담제와 지역균형발전의 상관 관계
지역전담제와 지역균형발전의 상관 관계
  • 정종인 <한국은행 충북본부 팀장>
  • 승인 2011.10.16 19: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제칵테일
한국은행에서는 금년부터 전국적으로 각 지역본부에서 지역전담제를 실시하여 특정지역에 대해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지역밀착형 조사연구를 진행하고 전담지역에 대해 특화된 조사연구보고서를 작성하여 도청 및 전담지역의 지방자치단체 등에 제공함으로써 유대관계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은행 충북본부가 설립된 이래 처음으로 ‘충주시 경쟁력 및 경제활동여건 평가’ 연구보고서를 작성하여 시군별 경쟁력과 경제활동여건을 살펴보았다. 이런 보고서가 과거에는 너무 특정지역에 한정된다는 점에서 연구대상이 되지 못했고 시군 간 경쟁관계를 비교한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를 꺼려하였다.

지역전담제를 충실히 하기 전에 충북도 전체를 먼저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마땅하고 특정지역만을 위해 특별한 관심을 쏟는 것이 자칫 시군 지역 간 갈등을 불러 일의킬 소지도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역전담제를 실시하는 입장에서 먼저는 지역 간 경쟁이 아니라 지역 간 협력을 유발할 수 있는 정책을 펴야 할 필요성이 더 크기 때문에 시군 간 상생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시군 간 또는 시도 간 상생을 위해 서로 내 고장을 먼저 발전시키는 데만 관심을 집중하지 않고 양자 간 공통된 협력요소를 찾아 서로 발전시키는 윈윈전략이 더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북도에서 추진한 시군별 지역특구를 보면 각 지역마다 특색이 있고 특산물 또는 문화유적이 분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특색을 잘 살리면서 서로 상생하는 전략이 무엇보다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지역이기주의에 집착하다 보면 내 고장 내 이웃만 잘살면 된다고 하는 생각에 사로잡혀 전체로서의 균형발전에 소홀하기 쉽다. 물론 내가 잘살면 그것이 모아져서 전체가 잘살게 된다는 논리도 있을 수 있지만 외부경제효과와 외부불경제효과 관점에서 보면 상생을 통한 협력관계가 보다 나은 논리로 생각된다.

지역이기주의에 가장 앞서 있는 사상이 한때 님비현상(not in my backyard)으로 자리 잡아 풍미하고 있다. 원자력발전소나 군부대 화장장 등 공공의 이익에는 부합하지만 자신이 속하는 지역에 특별히 꺼려지는 업종이나 시설이 입주하려고 할 때 이를 기피하면서 극단적 지역이기주의가 발동되곤 한다.

때로는 시군 간에 경쟁심리가 앞서 서로 중복된 행사를 치러 주민들이나 외부인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기기도 한다. 이런 면에서 얼마 전 충북도내 몇 개 군이 협력하여 상호 감사체제를 확립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하여 모범사례로 언론에 보도되기도 하였다.

지역담당제가 숲 전체 중 일부를 관찰하는 측면이라면 충청권 영남권 등 권역별 연구는 좀 더 시야를 넓혀 숲 전체를 관찰하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할 텐데 현재까지는 권역별 비교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지 못하는 면도 있어서 앞으로는 이런 연구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충북도에서 추진 중인 지역특구 중에는 시군단위로 쪼개진 특구가 있는가 하면 태양광산업특구처럼 여러 시군이 뭉쳐진 종합특구도 있어서 특구 전략이 서로 상충되지 않고 잘 조화를 이루는 상생의 특구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지역균형발전의 지향점은 모두가 잘사는 동네를 만드는 것이지만 발전전략 추진과정에서는 지역 간 갈등이 조장될 수 있기 때문에 타협과 양보의 미덕이 필요하다. 이기주의와 협동주의는 서로 반대개념이기도 하지만 협동주의가 선행될 때 상생하는 이기주의도 달성될 수 있다고 본다. 이런 의미에서 충북도에서 추진 중인 경제자유구역(충주시 에코폴리스 포함)이 지정된다면 태양광특구와 마찬가지로 종합특구로서의 역할이 기대되어 충북도가 발전할 수 있는 재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