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땅·욕망… 푸른빛에 물들다
하늘·땅·욕망… 푸른빛에 물들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1.10.12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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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스페이스몸미술관, 27일까지 작가 5인 초대전
푸른 색채로 화폭을 물들인 5인 화가들의 작품이 해주항아리와 함께 스페이스몸 미술관에서 전시회를 갖는다.

초대전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푸른 물감으로 그린 하늘·땅·욕망'展이란 주제로 김일용, 한은선, 정세라, 최은경, 배윤환씨가 참여해 오는 27일까지 작품을 선보인다.

조선의 전통문양이 그려진 해주항아리와 5인 작가들의 작품은 푸른색을 공통분모로 시공을 뛰어넘은 예술의 만남을 시도한다.

조각가 김일용씨는 인체를 푸른색으로 표현했다. 몸의 푸른 껍질이라는 껍질을 벗겨낸 인체의 이미지다. 작가는 거친 껍질에서 욕망의 부분 대상으로, 때로는 아름다운 모델의 몸으로 변주를 거쳐 왔다. 이번 작품은 몸의 촉각성과 시각성이 교차하는 푸른 인체 부조를 선보인다.

정세라 작가는 푸른색을 몽환적으로 그려낸다. 이미지와 상상력이 결합된 푸른공간은 3차원 세상이다. 흐느적이는 물체들의 구조는 의식 너머의 몽상으로 전환된다. 공간을 통과한 빛은 유리를 통과하면서 굴곡진다. 고혹하면서도 아름다운 이중적 내면이 푸른 캔버스에서 일렁인다.

그런가 하면 배윤환 작가의 푸른색은 어둠에 가깝다. 암흑 속에서 원초적 어두움을 담은 푸른색이 발생함을 화폭으로 보여준다. "검은색과 다소 탁한 푸른색의 배합은 해주 항아리의 물고기와 모란을 그릴 때 보여준 도공의 서툴지만 솔직한 붓의 운행을 연상시킨다"는 작품설명처럼 이중적 어둠을 나타낸다.

한은선 작가는 초월적 우주를 그려낸 푸른 캔버스를 선보인다. 하늘이란 공간 속에서 숱한 물질의 이동을 풍경으로 담은 작품은 태초의 시원처럼 고독하기도 하고 순수하게도 느껴진다. 깊고 푸른 색채의 물질성이 우주 깊은 곳으로 끌어들이는 마력을 갖는다.

최은경 작가는 변질된 푸른색에 주목한다. 푸른색을 지나쳐 탈색된 느낌이 강한 화폭은 몽상과 추억과 회한이 초현실적으로 뒤섞인 실재의 공간이다. 바람이 지나가며 시간의 누적을 보여주는 작품은 관객의 시선을 뒤적이게 만든다.

스페이스 몸미술관은 "해주 항아리의 푸른색의 땅과 하늘과 욕망을 5인의 작품에서 하나씩 하나씩 짚어보는 기획이다"라며 "푸른색의 이미지와 상상력은 의식의 억압 아래서도 항상 미래를 향해 뻗어간다. 전시에 초대한 김일용, 배윤환, 정세라, 한은선, 최은경, 이들이 각자의 비전으로 그려낸, 그 푸른빛으로 물들인 인간사 만화경에 초조한 현대인의 시선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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