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어가는 가을… 마음을 살찌우자
짙어가는 가을… 마음을 살찌우자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1.10.06 1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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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행물윤리위, 10월의 읽을 만한 책 선정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는다'는 안중근 의사의 말씀에는 단호한 의지가 들어 있다. 책 읽는 즐거움을 뛰어넘어 영혼의 양식과도 같음을 선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을을 두고 많은 사람들은 독서의 계절이라 칭한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계절적 특성이 책을 가까이하게 만든다. 말도 살찐다는 이 가을, 책장 넘기는 소리는 어떨까.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는 10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 각 분야별 도서를 선정했다.

 

 

 

△무명화가들의 반란, 민화/정병모/다할미디어

민화는 자유다! 그곳에 상상의 세계가 자유롭게 펼쳐져 있다. 무명화가들은 어떤 권위에도 구애되지 않고 어떤 규범에도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움을 구가했다. 그들은 과감하게, 어쩌면 무심하게 전통의 형식을 파괴해 나갔고, 오랜 세월 동안 전통으로 굳어진 관습을 넘나들었으며, 그 형식을 재구성했다.

이 책은 정병모 경주대학교 문화재학과 교수가 지난 10여 년간 국내 박물관뿐 아니라 전 세계 박물관, 개인 수집가 등을 찾아다니며 민화를 조사한 뒤 썼다. 대중문화, 서민문화로 인식되고 있는 민화를 정 교수는 무명화가들의 기발한 상상력에 주목한다.

저자는 글과 함께 그림 자료도 충실하게 실었다. 책거리, 문자도, 까치호랑이, 십장생도 등 소재별로 분류된 그림들을 마치 미술관을 관람하는 것처럼 저자의 스토리텔링 방식에 따라 감상해 볼 수 있다.

△유홍준의 국보순례/유홍준/눌와


문화재 이야기로 베스트 작가에 오른 유홍준 교수가 국보순례로 다시 독자를 찾아왔다.

'유홍준의 국보순례'는 조선일보에 연재된 것들로 이를 새롭게 정리해 발간한 책이다. 저자는 국보의 의미를 지정된 문화재로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문화재 중 뛰어나다고 여기는 것을 선정해 소개한다.

그림, 글씨, 도자, 조각, 건축 등 각 분야의 명작을 뽑아 각각의 문화재의 특징과 아름다움을 들려준다. 또 국내 소장의 문화재뿐만 아니라 해외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문화재를 다수 수록했다.

추천인은 "이 책은 기존의 무미건조한 도판 해설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 책을 계기로 이제 국보와 보물도 역사학의 범주에서 다시 고찰하고 연구해야 하는 과제를 던져준 셈이다. 이래저래 유홍준 교수는 한국사의 지평을 넓혀주면서, 역사 연구자들에게 새로운 과제와 임무를 던져주고 있다"고 말한다.

△한지, 천년의 비밀을 밝혀라/김해원/해와나무

이 책은 한지에 담긴 우리 문화의 멋과 지혜를 알려준다. 한지가 다시 각광받고 있는 지금, 한지의 탄생을 알리는 누에고치와 이를 시작으로 종이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담았다.

본문에는 지식 정보물로 한지에 관한 정보를 재미있는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생생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도록 인물구성도 재미있다.

3145년에 살던 유물 관리 요원으로 행동과 말이 느려 굼벵이라 불리는 고길동과 역사 전문 꼬마로봇 코어가 명령에 따라 미래에는 사라져버린 한지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 여행을 한다.

송나라에서부터 몽골과 일본, 신라와 고려를 거쳐 조선 시대까지의 과거 여행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종이의 역사와 종류 등에 대해 많은 지식을 알게 된다.

뿐만 아니라 천년을 이어져 내려온 전통 한지의 역사, 한지의 우수성, 전통적인 방법으로 한지를 만드는 곳이 사라져가는 안타까운 현실, 그래도 여러 분야에서 창조적으로 계승·진화되는 오늘날 한지의 모습까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조복성 곤충기/조복성 외/뜨인돌

이 책은 한국 곤충학의 아버지 조복성 박사가 쓴 우리나라 최초의 곤충기다. '한국의 파브르'라는 별명을 가진 조 박사가 1948년 청소년들을 위해 출간한 '곤충기'의 내용을 다시 보완하고 정리해 재출간했다.

본문에는 곤충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림을 곁들였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곤충들을 중심으로 곤충의 생태를 꼼꼼하고 세밀한 필치로 그려냈다. '미식가', '싸움꾼','패셔니스타' 등 곤충들의 생태를 중심으로 총 8장으로 구성한 이야기는 흥미진진하다.

또 '나의 곤충채집여행 이야기'에선 조 박사의 곤충 연구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존재하는 신/앤터니 플루/청림출판



무신론 철학자 앤터니 플루가 과학적 발견과 철학적 논거를 통해 신의 존재를 증명한 책이다.

목사 아들로 태어난 저자가 무신론자가 된 과정과 무신론을 대변했던 이야기, 그리고 말년에 이르러 유신론으로 돌아선 과정과 그를 이끈 과학적·철학적 증거들을 진실하고도 담백하게 서술한다.

저자는 신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된 계기로 첫째, 자연 법칙은 어떻게 생기게 되었을까? 둘째, 생명현상이 어떻게 무생물에서 생겨났을까? 셋째, 물리적인 것 전부를 의미하는 우주는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을까? 로 밝히고 있다.

까다로운 철학적 쟁점을 흥미로운 예화와 노래, 비유와 재치 있는 농담을 곁들여 풀어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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