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 '로드킬' 급증
야생동물 '로드킬' 급증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1.10.05 2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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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잇감 부족·영역다툼서 밀려
신설 도로 구간에서 집중 발생

최근 들어 야생동물들이 도로에서 비명횡사하는'로드 킬'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월동시기가 다가오면서 보은과 옥천 등 도내 남부지역에서 야생동물들이 먹이를 찾아 도로로 내려왔다가 자동차에 치여 숨지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야생동물의 로드 킬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지난 여름 오랫동안 비가 계속되면서 도토리 등 야생동물의 먹잇감이 되는 열매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전국을 휩쓴 구제역의 확산 방지를 위해 보은지역 등지의 순환수렵장 운영이 중단되면서 야생동물의 개체수가 늘어난 것도 최근의 로드 킬 증가현상을 가져오는 요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야생동물의 로드 킬 피해는 특히 4차로로 확장 개통된 청원군 미원면과 보은 사이 19번 국도 등 신설도로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운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보은군 등에 따르면 본격적인 가을로 접어든 최근 두 달여 사이 보은지역에서만 19건의 야생동물 사체가 도로에서 발견돼 매몰 처리됐다.

최근 들어 집중 발생되고 있는 야생동물 로드 킬은 지난해 8건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충청타임즈 현장 취재결과 최근의 야생동물 로드 킬은 특히 들고양이 등 인가 주변에 서식하는 동물은 물론 고라니와 청설모, 심지어 조류 등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종(種)에서 나타나는 등 일부 종목에 국한되었던 예년과는 다른 양상을 띠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청주에서 영동으로 이어지는 19번 국도의 경우 지난 4일 오후 고라니가 도로 한복판에서 숨져 있는 것을 비롯해 5일 오전에는 청설모는 물론 멧토끼, 들고양이 등의 야생동물 사체가 4건이나 취재진에게 발견됐다.

야생조수피해구제단의 한 관계자는 "개체수 증가와 먹잇감 부족 등으로 산림에서 야생동물들 사이의 영역다툼이 치열해짐에 따라 세력에서 밀린 야생동물들이 도로에 출몰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면서 "야생동물들은 특히 신설 확장된 도로의 경우 차량 통행 증가와 빨라진 자동차에 속도 등의 변화에 대한 본능적인 적응 능력이 부족해 당분간 사고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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