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교는 천안시정 현수막 게시대?
육교는 천안시정 현수막 게시대?
  • 조한필 기자
  • 승인 2011.09.20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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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 1호 구간 5곳에 불법 불구 도배
천안 쌍용동 서부육교에 걸려 있는 천안시 현수막들. 난간에 말끔히 떼지 않은 부착용 끈들이 어지럽게 걸려 있다.
빈번한 탈부착·사용끈 방치 등 '눈살'

"육교는 가장 좋은 시정 홍보 수단." 천안시의 많은 부서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천안 쌍용공원과 봉서산을 잇는 서부육교. 난간 양쪽에 28일부터 열리는 천안흥타령춤축제의 고정형 대형 홍보현판이 몇 달 째 걸려 있다. 차량통행이 잦아 홍보가 잘된다고 여긴 듯 그 위에 평생학습과의 도솔아카데미 강연회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일반 시민들은 이런 '불법 현수막'을 육교에 내걸 엄두를 못 낸다. 이 때문에 육교는 항상 관공서가 독점한다. 서부육교는 하루도 쉴 날이 없다. 육교 난간에는 현수막을 지탱했던 끈들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아 어지럽게 붙어 있다. 육교 현수막은 길이가 보통 5m가 넘는다. 일반 현수막처럼 도로가에 붙일 수 없는 크기다. 이렇게 큰 현수막 제작을 의뢰한 것은 처음부터 육교 게시를 염두에 둔 것이다.

국도 1호 천안 천안로사거리에서 천안박물관 구간에는 육교가 5곳에 있다. 태조산육교ㆍ유량육교ㆍ구성삼거리육교ㆍ구성육교ㆍ천안삼거리육교 등 약 1km 간격의 모든 육교에 예외 없이 천안시 홍보현수막이 걸려 있다. 천안흥타령축제, 도솔아카데미 강연회, 이봉주마라톤대회 개최를 알리고 있다.

육교 현수막은 도시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운전자 시선을 빼앗아 교통사고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 그러나 시 부서들은 이곳을 가장 좋은 홍보장소로 여긴다. 한 부서 관계자는 "홍보 내용을 매달 발행하는 시 소식지에도 싣고, 별도 전단을 만들어 관공서 시설에 비치하지만 현수막처럼 큰 효과가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행정안전부에서 이미 옥외광고물법을 개정, 올해 말부턴 육교에 제한적으로 공공목적 '현판 광고물' 부착을 허용할 예정이다. 관내 11개 육교가 있는 천안서북구의 도시미관팀 관계자는"시 관련부서에 일반인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으니 육교 현수막 게시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며 "앞으로 미관을 해치지 않는 안의 범위에서 육교 현판 설치를 통한 홍보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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