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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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돌 <전교조 충북지부 교육국장>
  • 승인 2011.09.05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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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교육 칼럼

칡과 등나무. 서로 얽혀서 풀기 어려운 상태, 두 개 이상의 상반된 경향이 동시에 존재하여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 조화가 깨지는 것이기도 하다. 심리적으로 불안전하기에 본능적으로 방어기재를 형성하기도 하며 그런 불안정이 지속되면 병이 될 수도 있다. 사회가 분화되고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는 데에 다양화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부족할 때 갈등은 많아지고 커지고 지속한다.

나이대별로 세상과 인간적 관계를 생각하는 의식의 차이, 단지 세대차이-높임법만의 문제가 아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강하게 남아 있는 주요 갈등이다.

정치적 성향, 지역별 이기주의, 계층적 이해관계, 경제성과 공공성, 선택기호의 차이, 온도차이 등. 그러기에 갈등의 중재자가 더욱 전문적인 소양을 지니길 바라며, 갈등의 해소 방안에 대한 새로운 생각들과 아이템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교육적으로 토론문화의 확산도 그러하다. 특히 어떤 조직과 단체에서 관리자 자리를 맡은 사람은 갈등의 조정 역할이 더욱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지도 감독'이라는 옛말도 이제는 '조정'이라는 말로 바꿔써야 할 때다. 선후배나 부자지간에서도, 상명하복 집단의 군에서도 '조정'이 필요한 때라는 말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상호존중'의 시대다. 다양성 때문에 갈등이 일어난 것이 아니라 다양성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일어난 것이다. 나와 다른 것에 대한 인정과 배려, 의사결정의 민주적 절차 수렴. 교육현장에서는 주요 덕목으로 가르쳐야 할 것이며 특히, 리더들의 갈등조정에 대한 교육은 필수다.

차등성과급의 도입, 네이스, 교원평가, 일제고사, 집중이수 교육과정, 전교조 교사 징계 등 교육현장을 갈등과 불안의 도가니로 만들어 넣은 대표적인 것들이다.

교사·학부모·학생 주체들과 소통하지 않고 정부의 지시에 따라 일방적으로 시행되는 것들이기도 하다. 수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 도입한 이 시스템들에 대한 갈등의 중재 요구가 컸고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할 핵심주체인 교육감 선거에서 그 경향성을 보였다.

대통령이 국회가 교육감이 결정할 사안이기도 하지만, 최소 실천 단위인 학교에서 학교장이 재량으로 행사할 권한도 크다. 기를 쓰고 관리자라는 자리에 앉아서 이 학교 저 학교 이 교육청 저 교육청 다니면서 무슨 과장 무슨 장을 맡은 사람들이 얼마나 갈등을 중재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내버려두고 있지는 않은지, 괜한 시스템의 도입으로 갈등을 오히려 부추기고 있지는 않은지 따져봐야 한다. 제천 모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갈등과 그 해결을 보고 있노라면 충북교육청과 이기용 교육감은 갈등 조정력이 너무나 부족한 관리자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 정보를 일부 학부모가 이용하여 갈등을 키운 사건이다. 당연히 학교장은 확인되지 않는 사실이 유포되는 것을 막아야 했다. 그런데 결론은 피해자 신분의 교사 두 분이 강제 전보 조치를 받았다. 담임 반 아이들은 울며불며 2학기엔 낯선 담임과 만나야 한다. 교장도 교육장도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이유가 없다는 방증이었다.

학교에서 어떤 갈등이 발생하면 교장에게 또는 교육청에 말한다. 그 자리는 갈등을 듣고 정확히 해석하여 상호 조정을 해야 하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어느 한 개인이 아니라 책임 있는 기관이다.

제천의 그 초등학교는 작년에 이어 또 유사한 갈등이 또 일어난 책임을 기관을 운영하는 관리자에게 물어야 한다. 그 자리에 앉아 있는 주요 이유가 책임지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기관에 대한 신뢰와 기대는 책임 있는 자에 대한 책임 있는 인사가 절대적임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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