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6주년에 생각합니다
창간 6주년에 생각합니다
  • 조덕형 <청주시의회 기획행정 전문위원>
  • 승인 2011.08.11 2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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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다시 1년을 더했습니다. 시간은 그저 흘러갈 뿐인데, 이를 초, 분, 일주일, 한 달, 일 년 등으로 구분하는 건 우리 인간만의 이지적, 아니 이기적 셈법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그때마다 무엇인가를 자꾸 확인하고 갖추려 들면서 덩달아 조바심도 키워 갑니다. 다른 동물들은 낮과 밤, 그리고 계절이 바뀌는 데에 따른 느낌만으로 시간을 감지하기 때문에 우리 인간만큼의 조급함은 없다고 합니다.

충청타임즈가 창간 6주년을 맞습니다. 비록 일천하기 그지없는 연륜이지만, 그래도 그동안 전 직원이 걸어온 길을 반추해 보면 결코 짧지만은 않은 기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세월의 궤적을 선뜻 드러내놓기가 꺼려집니다. 이 역시 1년, 2년...하면서 뭔가 확인하고 갖춰야 한다는 우리 인간들의 조바심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지난해 창간 기념일에 타임즈 직원들은 본란을 통해 '다시 스스로를 돌아보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창간 후 5년이라는, 때론 좌절하고 또 때로는 환호했던 격정의 세월을 한번 냉정히 되짚어보며 다음을 준비하자는 취지에서였습니다. 그렇다고 무슨 언론의 사명이니 역할이니 하는 거대담론이 아닌, 평소 일하면서 늘 접하게 되는 지역신문의 전후 사정에 대한 고민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던 것입니다.

꼭 이 때문만은 아니지만 안타깝게도 지역 신문에 대한 사회적 평가와 인식은 많은 부분이 왜곡돼 있음을 실감합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지역신문을 폄훼하는 대표적인 비판여론은 신문사가 난립하고, 이로 인한 역기능이 많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의 난립현상은 어디 신문뿐이겠습니까. 그 어떤 직업, 어떤 직종도 우후죽순의 경쟁은 필연적입니다. 지난날 배타적 지위를 누렸던 전문직종, 이른바 의사와 약사, 변호사들이 시중에 넘쳐나는가 하면, 골목상권을 싹쓸이한다며 원성이 하늘을 찌를 듯한 대형 할인마트마저 자고나면 하나씩 늘어나는 게 현실입니다. 그런데도 꼭 지역신문에만큼은 난립이라는 딱지를 붙여 매도하거나 부정하기를 서슴지 않습니다. 과거처럼 국가가 강제로 신문사의 존폐를 규제하지 않는 한 지역신문에 대해서도 옛날의 독점이나 과점의 향수로 재단하는 건 곤란하다는 생각입니다.

비판이 커질수록 그 대상의 물리적 인성(靭性)은 오히려 더 늘어난다고 합니다. 지역신문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세종시와 첨복단지가 마냥 흔들릴 때 지역신문은 끝까지 도민들과 뜻을 같이하며 울분을 토해 냈습니다. 지역출신의 누구 한 사람이라도 정부 요직에 발탁되면 역시 가장 먼저 축하하고 환호한 건 지역신문입니다. 굳이 지역신문, 그 존재의 이유를 묻는다면 충청타임즈의 답변 또한 이럴 것입니다.

다만, 창간 6주년을 맞이해선 그 애정과 의지를 더욱 곧추세우려고 합니다. 숫자 6의 의미 때문에도 그렇습니다. 역학에서 6은 천(天) 지(地) 인(人)의 3을 합하는 것이 되어 다음 세상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성경에선 6일 동안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뜻을 기려 6을 완성과 창조, 구원의 뜻으로 해석합니다. 불교계 또한 6이라는 숫자는 조화와 평형의 상징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건축물과 도형에 있어 6각형은 가장 안정감을 가져다 준다고 합니다. 앞으로 충청타임즈가 추구하고 고민할 것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때문에 올해에는 이런 약속을 하려 합니다. 더욱 새롭게 시작하고 더욱 겸손해 하고 더욱 배려하고, 그리하여 지역사회의 조화와 평형을 일구는 데에 눈높이를 맞추겠다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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