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에 절대 필요한 기상정보
무역에 절대 필요한 기상정보
  • 김낙빈 <대전지방기상청장>
  • 승인 2011.07.1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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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빈의 날씨에세이
김낙빈 <대전지방기상청장>

옛날 동양에서 차(茶)를 유럽으로 운반하는 도중 녹차가 전부 흑색으로 변색되었다. 시험 삼아 그것을 한번 마셔 보았더니 맛이 매우 좋아 그 후부터는 일부러 변색시켰는데, 이것이 바로 지금의 ‘홍차’가 생긴 유래라고 한다. 이 변색 사고는 항해 중에 각지의 기온이나 수온의 변화로 선창 안에 이슬이 맺혔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지만, 오히려 이를 잘 활용한 결과 새로운 상품을 개발한 계기가 되었다.

무역은 날씨 및 기후 조건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다. 인도와 같이 홍수가 자주 발생하는 나라에 차량을 수출하는 경우는 차체를 높이고, 주요 배선도 높게 해야 잘 팔린다. 또한 우기(雨期)가 긴 지역에 수출하는 세탁기는 건조기를 붙여 팔면 더욱 좋다. 눈이 많은 지역에 수출하는 차는 바닥 철판을 두껍게 해야 하는데, 이는 도로에 염화칼슘이나 염화나트륨을 많이 뿌리므로 이로 인한 부식을 막기 위해서다.

철제 완구나 철제 제품을 우리나라보다 기온이 높은 지방으로 수출할 경우엔 상품 보존에 특히 주의하여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선적할 때에는 기온이 5~6℃, 배 위의 창고 안의 기온이 10℃ 정도이던 것이 도착해서 짐을 내릴 때에는 기온이 30℃ 안팎이 되어 상품 표면에 이슬이 맺히고 곧 녹이 슬어 상품 가치를 잃어버리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수출품을 포장할 때는 수출 경로와 도착지의 기상정보를 충분히 고려하는 것이 뜻밖의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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