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휴가는 휴테크다
올 여름휴가는 휴테크다
  • 문종극 <편집국장>
  • 승인 2011.07.03 18: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청논단
문종극 <편집국장>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국내 한 신용카드회사가 자사 카드를 홍보하기 위해 내놓았던 카피다. 열심히 일했으면 휴가를 떠나라는 것이다. 물론 그 휴가에 자사카드 사용을 권장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하지만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카피만 놓고 보면 더 없이 공감이 가는 내용이다. 지친 심신을 휴가를 통해 재충전할 수 있는 여건이라면 더할 나위 없는 것이다.

내년부터 그동안 격주로 주 5일 수업을 했던 초·중·고교까지 전면 주 5일제 수업을 한다. 노는 토요일이라고 해서 '놀토'라 불렸던 격주 5일 수업은 올해 말로 끝난다. '놀토'란 말도 없어지게 된다.

일각에서는 대책없이 늘어나는 노는 시간이 재앙이라고도 한다. 특히 맞벌이 부부 등 토요일에 아이들을 돌보지 못하는 사람들의 걱정은 크다. 아이만 집에 두기가 미덥지 않기 때문이다. 부모가 집에 있어도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도 문제다. 왜냐하면 온 가족이 모두 즐길 놀이문화가 보편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직장도 일주일에 5일만 일한다. 주 5일 근무는 대세다. 여가 시간이 많아진 것이다. 그럼에도 아직 많은 직장인들이 늘어난 여가 시간을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잘 노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말이 있다. 많아진 여가 시간을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구현할 기회로 만들거나 행복한 삶을 실현하는 기회로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렇게 노는 사람들이 잘 노는 사람이며, 성공하는 사람들이다.

이른바 휴테크(休tech)를 아는 사람들이다.

일본 자동차회사 '혼다'의 창업자 쇼이치로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휴식은 대나무의 마디와 같은 것이다. 마디가 있어야 대나무가 성장하듯 사람도 기업도 쉬어야 강하게 곧게 성장할 수 있다."라고.

휴테크를 강조한 말이다. '휴테크'는 우리말 '휴가'와 영어 '테크닉'을 합성한 신조어이지만 지난 2003년 국립국어원 '신어' 자료집에 수록될 정도로 이제는 일반화된 단어다. 명사인 '휴테크'는 '휴식과 여가 시간을 활용해 창의력을 키우고 자기 계발을 함으로써 경쟁력을 키우는 일'이라고 뜻풀이가 돼 있다. 이를 보면 '혼다' 창업자 쇼이치로의 대나무 이론을 이해할 수 있다.'잘 놀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말도 와 닿는다. 단순히 휴식하는 것이 아니라 휴식도 자기 계발과 연계시키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는 계획이 필요하다. 일상을 떠나 새롭게 몰입할 수 있는 일과 삶의 테마를 찾는 휴가. 경쟁력 있는 여가 활동으로 심신의 긴장을 해소하고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노는 계획이 필요한 것이다.

주 5일 근무시대에 들어서면서 휴테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한층 여유로워진 여가 시간을 효율성 있게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주말을 전국의 명산을 찾으며 정신과 육체의 건강을 지키는 사람들. 토요일은 봉사활동을 하고 일요일 하루는 푹 쉬며 육체 피로를 푸는 사람들. 다양한 취미생활에 심취하는 사람들. 이들이 휴테크인들이다.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하는 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휴가도 남들을 따라서 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여건과 좋아하는 것을 감안한 노는 계획을 갖고 떠나는 것이 좋다. 책읽기, 영화감상, 음악감상 등 정적인 것을 좋아하거나 레포츠 등과 같은 동적인 활동을 좋아하는가를 따진 휴가 계획을 세우는 것도 하나의 휴테크다. 자신의 시간을 무료하게 보내지 않고 주어진 시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여가 활동은 중요하다. 이 역시 휴테크다.

7월이다. 여름휴가철이기도 하다. 이번 여름휴가는 휴테크로 하면 어떨까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