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표 하나
마침표 하나
  • 연지민 <교육문화부장>
  • 승인 2011.06.22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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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세상

<황규관>

어쩌면 우리는
마침표 하나 찍기 위해 사는지 모른다
삶이 온갖 잔가지를 뻗어
돌아갈 곳마저 배신했을 때
가슴 깊은 곳에서 꿈틀대는 건
작은 마침표 하나다
그렇지, 마침표 하나면 되는데
지금껏 무얼 바라고 주저앉고
또 울었을까
소멸이 아니라
소멸마저 태우는 마침표 하나
비문도 미문도
결국 한 번은 찍어야 할 마지막이 있는 것,
다음 문장은 그 뜨거운 심연부터다
아무리 비루한 삶에게도
마침표 하나,
이것만은 빛나는 희망이다

 

*살면서 순간 순간 매듭을 지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유년의 자잘한 기억이나, 상처가 비수로 되어버린 초라한 시간들. 눈물나게 가장 화려한 시절도 매듭이 필요합니다. 인생의 여정에서 나를 완성하는 것은 이렇게 풀어진 것들을 하나로 단단히 묶어내는 힘일 것입니다. 이 매듭이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훈장처럼 얼굴엔 주름도 늘겠지요. 결국 한 번은 찍어야 할 마침표를 두고 서럽지 않을 소멸을 그려봅니다,/연지민교육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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