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소통·공감의 시간 경험"
"예술로 소통·공감의 시간 경험"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1.05.31 1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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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라이프>
사라예보 겨울축제 흑백사진전 개최 심명희 작가

아프고 난뒤 일상을 예술로 승화

셀프카메라로 담아… 행복 포커스

천천히 나를 찾아가는 작업할 것

"몸이 아픈 뒤로 생활 공간과 일상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사라예보 겨울축제에 초대돼 전시한 작품들은 셀프카메라로 찍은 것들이에요. 살고 있는 아파트와 내가 주인공이 되어 작품 속에 담겨 있습니다."

2011 사라예보 겨울축제에서 '카르페 디엠- 오늘을 즐려라'란 주제로 흑백사진전을 가진 심명희 작가. 그녀의 사진은 평범한 일상에 행복을 포커스로 맞추고 있다. 일상생활이 힘들 만큼 아프고 난 뒤로 작가의 시선은 가까이 있어 지나치기 쉬운 것들에 대해 여운 짙은 흑백사진으로 보여 준다.

"몸이 아파 좋아하던 사진 작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인 적이 있어요. 그때 작업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일상을 카메라에 담아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셀프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며 일상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새로운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심 작가의 셀프카메라는 렌즈 앞에서 일상의 유희를 보는 듯하다. 반복되는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렌즈 속에 담긴 일상을 흑과 백이란 무색채를 통해 가공없이 보여준다.

"90년 후반부터 흑백사진에 매료되었어요. 마니아적 요소가 짙은 흑백사진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컬러를 배제하고 흑과 백으로 사물을 보여준다는 것은 내적인 접근이기 때문이지요. 작가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는 데 있어 사진 고유의 본질에 가까이 갈 수 있는 작업 과정도 행복합니다."

색을 걷어내고 들여다본 심 작가의 작품 속 일상은 수묵화처럼 담박하다. 화려한 색채를 배제하고 사물이나 공간이 지닌 깊이를 일상을 보듯 드러낸다. 사라예보 겨울축제에 참가하며 선보인 작품들은 동양적 시선이 낯선 유럽인들에게 색다른 경험이었으리라.

"사라예보 전시회는 사진의 표현 영역을 확대한 계기였어요. 흑백사진 4인의 작품 속에는 동양적인 시선과 철학이 담겨 있어 유럽인들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인간적인 느낌을 받았다고나 할까, 문화를 뛰어넘어 예술로 소통하고 예술로 일치하는 공감의 시간이었어요."

작품을 통한 외국인과의 만남은 작가에게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넓은 바다를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일상을 다른 시각으로 본다는 것은 긍정적인 또 다른 나를 찾아가는 것임을 알기에 욕심 부리지 않고 천천히 가고 싶단다.

"사진은 예술이기도 하지만 나를 가다듬어 가는 큰 틀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책이나 다양한 경험으로 베이스를 튼튼히 다지는 것도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욕심 부리지 않고 천천히 가고 싶어요."

사진을 만드는 것도 삶과 같다는 심명희 작가.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지금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그녀는 인공과 자연이 공존하는 아파트 숲에 또다시 앵글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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