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에게 꿈의 무대를 선사한 아버지들
자녀들에게 꿈의 무대를 선사한 아버지들
  • 김낙영 <용성중학교 아버지회장>
  • 승인 2011.05.24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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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김낙영 <용성중학교 아버지회장>

무대는 막을 내렸지만 축제의 여운은 아직도 가슴속에 잔잔하다. 청소년의 달을 맞아 지난 21일 청주 용성중학교 아버지회에서는 재학생들을 위한 축제를 마련했다. 아버지회 회원들은 고작 20명 남�!舊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자녀들을 위해 큰 무대를 마련한 것이다.

신설학교로 선배들이 없는 특성상 아버지들이 재학생들의 멘토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졸업한 선배들도 없다 보니 그 흔한 동문회 체육대회도 하나 없고, 학교를 찾아 주는 동문 선배들도 없다. 그래서 아버지들이 한두 명씩 나서서 지난해 4월 아버지회를 결성하고 자녀들을 위해 무엇인가 큰 역할을 해 주기로 의기투합했다.

그 첫 번째 결실이 개교 1주년 기념 '제1회 용성가족 화합 한마음 축제'였다. 보통 학교축제가 작품전이나 체육대회로 획일화되어 있는 데 반해 용성중학교는 아버지들이 자녀들을 위해 꿈의 무대를 선사해 주기로 했다.

선생님들과 학부모, 그리고 전교생이 바라보는 앞에서 자신만의 끼와 재능을 발산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 준 것이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이 학교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대부분의 선생님들도 대부분 반신반의했다. 10여 명도 안 되는 아버지회원들이 재학생들을 위해 학교 축제를 마련한다고 하니 아마도 미심쩍은 눈으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들의 힘은 대단했다. 학교 강당에 음향과 조명을 설치하여 재학생들이 각 반별로 장기를 선보일 수 있는 무대를 마련했고, 비보이와 감미로운 플루트 연주자도 초대하여 축제의 흥을 돋웠다. 또 200만원의 장학기금도 마련해 전달했다.

1년 후 지난 5월 21일 용성중학교 아버지들은 또다시 축제를 마련했다. 이번에는 회원들이 두 배로 늘어났다. 지난해 축제를 관람한 학부모들이 이번에는 아버지회에 가입하여 자녀들을 위한 무대를 직접 마련해 주는 데 동참한 것이다.

이 축제는 입 소문을 타고 유명세를 치렀다. 청주시 교육계의 수장인 이수철 청주교육장님을 비롯해 이 동네에 사시는 홍재형 국회부의장님, 정우택 전 충청북도지사님, 김형근 충북도의회 의장님, 한범덕 청주시장님, 연철흠 청주시의회 의장님, 인근 학교 교장선생님들과 교회 담임목사님, 사찰의 주지 스님 등이 내빈으로 참석했다.

이수철 청주교육장님은 직접 친필 사인한 책 읽는 청주 선정도서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학생회 간부 3명에게 선물로 주시며 격려하기도 했다.

그리고 용성중 아버지회에서는 또다시 장학기금 800만원을 이 학교 신선인 교장선생님께 기탁했고, 운영위원회에서도 100만원 상당의 천막 3동을 기증했다. 그리고 봉사단체인 나눔회에서도 결손가정 학생 1명을 선정해 고등학교 3학년 졸업 때까지 매월 장학금을 주기로 결연했으며, 행사에 내빈으로 참석하신 목사님은 첫 졸업식 때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시겠다고 약속했다.

자녀들을 위한 아버지들의 작은 마음 하나가 이렇게 학교는 물론 지역사회에 파급되고 있다. 처음 시작은 학생들을 위해 작은 무대라도 한번 마련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었지만 지금은 무대 위에서 함박웃음을 짓는 자녀들의 모습을 통해 오히려 아버지들이 큰 힘을 얻고 있다.

일상에서 서툰 자녀 사랑에 대한 표현을 무대 위에 올려놓았다는 자부심이 용성중학교 아버지회원들의 가슴속에 잔잔히 흐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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