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도 함께사는 당당한 주인공"
"그들도 함께사는 당당한 주인공"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1.05.17 2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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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라이프>
장애인과 함께 춤마당 여는 윤덕경 서원대교수


96년부터 무대 마련… 내일 '햐얀 선인장' 공연

비장애인과 어우러진 춤사위 통해 사회적 소통

"그동안 장애인을 소재로 다룬 작품들을 해 왔습니다. 장애인들의 문제를 사회에 고발하고 인식을 환기시키려는 생각에서였죠. 1996년 '우리 함께 춤을 추어요'를 시작으로 장애인의 무대를 만들었습니다. 수화를 춤 동작으로 확산시켜 장애인도 함께 사는 당당한 주인공임을 강조하고 싶었어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서는 무대를 준비 중인 윤덕경 교수. 윤덕경무용단을 이끌며 한국무용과 후진을 양성하고 있는 윤덕경 서원대 교수가 19일 청주예술의 전당에서 장애인 무용수와 함께하는 춤판을 벌인다.

척박한 삶을 극복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춤사위 '하얀선인장'에는 장애인 5명이 출연해 비장애인이 어우러져 장애를 넘어 온몸으로 감동의 무대를 보여줄 예정이다.

"장애인을 주제로 하는 장애인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공연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그 작품이 이번 공연작품인 '하얀 선인장'입니다. 가시가 하얗게 보이는 선인장은 움츠린 장애인들의 열악한 환경과 피폐해진 현실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행복을 이루어낼 수 있다는 희망을 하얀선인장 꽃으로 상징했습니다."

윤 교수는 장애인과 함께하는 이번 공연을 준비하며 기대가 크다. 11살 때 무용을 시작해 40여년을 무용 외길로 걸어오면서 '사람이 사는 생활에 뿌리내려야 한다'는 예술 철학이 사회에 참여해 꽃을 피우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들이 무대에 설 수 있기까지 정말 힘든 과정이었어요. 전문무용수들도 힘든 공연을 어떻게 몸짓이 자유롭지 못한 장애인들이 무대에 오를 수 있느냐는 문제부터, 장애인 자신들도 무대에 설 엄두도 못냈으니까요. 공연에 참가를 희망한 장애인은 무용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사람들이었어요. 전문무용수를 1일대일로 배치해 무용의 표현방법과 몸만들기 훈련에 들어갔죠. 험난한 과정을 거친 뒤 서는 그들의 무대입니다."

장애인 무용수들은 연습이 끝나면 온몸이 아파 힘들어했다고 한다. 연습장에 오는 일조차도 전쟁을 치를 만큼 열악한 상황에서 그들은 '장애인이니 그렇지'라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 죽을 힘을 다했다. 작은 실천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라는 것을 윤 교수는 무대에서 보여줄 예정이다.

"하얀 선인장은 관객들이 무대를 보는 것만으로 내면의 울렁임을 느낄 수 있을 거라 봅니다. 보고 느끼는 것만으로도 장애인들의 마음을 알 수 있을 거예요. 복지를 부르짖기보다는 몸으로 보여줘 감동을 끌어내는 것, 이것이 바로 소통이지 않을까요."

모두가 존귀한 존재인 만큼 장애인들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비장애인들은 그들의 삶을 이해하는 것이 사회적 소통이라는 윤 교수.

후배 여성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을 묻자, "최선을 다해 진지하고 솔직하게 실천하라.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당당하라"면서 "이는 내 자신에게 향하는 말이기도 하다"며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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