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며 피는 꽃
  • 연지민 <교육문화부장>
  • 승인 2011.05.11 2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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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세상

 

 

<도 종 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 *길을 걸으면서도 언뜻 언뜻, 이 길이 내 길인가 싶을 때가 있습니다. 자잘한 바람에도 흔들리고 주저앉고 싶을 때, 비에 젖어 마음 눅눅해질 때, 이 길을 잘 가고 있는 것인지 숱하게 되묻곤 합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꽃들이 흔들리며 피듯, 우리의 삶도 흔들리며 가는 것임을 압니다. 불안한 시간이 때론 걸어온 길마저 흐릿하게 지워내지만, 이 또한 꽃을 피우기 위한 시련임을 알기에 오늘도 흔들리는 길 위를 걸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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