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도 없는데 사람까지 씨가 말랐어"
"벌도 없는데 사람까지 씨가 말랐어"
  • 천영준 기자
  • 승인 2011.05.08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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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온 현상 농촌
개화기를 맞아 과수원마다 인공 수분작업이 한창이다. 꿀벌이 줄어들어 수작업으로 인공수분을 해주는 화접은 과수원에서 꼭 필요한 작업이 됐다. /유현덕기자
이상기온 현상 등 봄철 기상이변이 발생하면서 과수원마다 인공수분 작업(화접)에 비상이 걸렸다. 일손 구하기가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과수마다 예년과 다른 개화기로 과수 농가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충북 청원군 강외면의 한 과수농가에서는 개화기를 맞아 배꽃 인공수분 작업이 한창이다.

농촌지역에 꿀벌이 많이 사라지면서 배꽃마다 수작업으로 인공수분을 해 주는 화접은 과수원에서 꼭 필요한 작업이 됐다. 지난해 토종벌이 '낭충봉아부패병'에 걸려 90% 안팎이 집단 폐사하는 등 방화 곤충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인력이 많이 필요하지만 농촌에서 일손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여서 농민들의 애간장만 태우고 있다.

더욱이 올해는 저온 현상에다 개화기에 비마저 내려 배 재배농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배꽃 개화시기에 맞춰 인공 수분작업은 보통 5일 이내에 끝내야 한다. 하지만 비가 내리고 날씨가 흐려 화접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과수원을 운영하는 박모씨(46)는 "날씨가 쌀쌀하고 개화기에 비까지 내려 화접기간이 길어질 것 같다"며 "무엇보다도 어려운 점은 화접에 필요한 인력이 필요한데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런 상황은 비단 배를 재배하는 농가뿐만 아니다. 봄철 개화가 중요한 복숭아, 자두, 사과, 배를 재배하는 농가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충북도는 과수농가에 도움을 주기 위해 꽃가루 은행을 운영하며 인공수분 작업에 필요한 꽃가루를 공급하고 있다.

봄철 이상기온은 과수뿐 아니라 마늘과 고추 등 밭작물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난 겨울 유례없는 혹한과 가뭄을 겪은 탓에 충북 단양지역 특산물인 육쪽마늘은 생육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추의 경우 심는 시기를 이달 4일 이후로 미룰 것을 충북도 농업기술원은 당부하기도 했다.

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이달말까지는 온도가 예년보다 4~6℃로 낮아져 서리에 의한 피해가 예상된다"며 "작물 중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고추의 심는 시기를 조금 늦출 것을 농가에 알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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