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학원 구성원들 "난장정치 접자"
서원학원 구성원들 "난장정치 접자"
  • 문종극 <편집국장>
  • 승인 2011.05.01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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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문종극 <편집국장>

서원대학교가 올해로 개교 43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거대 사학으로 성장했다. 특히 교육의 도시 청주에서는 청주대학교와 함께 양대 사학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그러나 이 같은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서원대는 개교 이후 절반의 세월을 학내 분쟁으로 보냈다.

그런 서원대가 지금도 분쟁 중이다. 이렇다 보니 지역사회에서도 늘 그런 곳으로 생각한다.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잘되는 집안은 강도가 침입하면 싸우다가도 멈추고 의기투합해 대항한다'는데 서원대는 여전히 그 타령이다.

지역사회에서도 이제는 "지네끼리 하든지 말든지."이다. 안타깝지만 현실이다.

그런 서원학원이 종전이사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학원 경영자를 공개모집하는 절차에 착수했다고 한다.

서원학원 이사회(관선이사)가 법인영입위원회를 구성, 이달 중 법인경영자를 공모하는 절차에 들어가 늦어도 7월까지는 교육과학기술부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에 정이사 후보를 추천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빠르면 올 연말쯤 서원학원의 새 주인이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서원학원이 정상화가 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이사회는 학원운영권을 박탈당함으로써 종전이사 신분이 된 박인목 전 이사장을 제척한 상태에서 경영자 공모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박 전 이사장과 2003년 12월8일 체결했던 인수협약을 취소·해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는 협약서를 취소·해제함으로써 박 전 이사장의 연고권이나 종전이사로서의 지위 여부에 대한 논란의 여지를 완전히 없앤 상태에서 합법적으로 학원정상화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박 전 이사장은 협약서에 명시된 '부채해결 의무'를 벗게 되고, 서원학원은 박 전 이사장이 학원 경영권을 확보할 당시 출연했던 부동산과 현금을 그에게 반환해 줄 수 있는 법적근거를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어찌보면 서원학원 매각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박 전 이사장에게 퇴로를 열어주겠다는 의도로도 보인다. 이번이 분쟁의 종착점이 됐으면 한다. 관선이사회의 속내가 무엇인지를 따질 필요도 없다. 표면상으로는 분명히 공개모집이다. 뜻이 있는 자들이 공개모집에 응모해 겨루면 된다. 학원발전을 위해 제시하는 조건이 누가 봐도 월등히 좋다면 그가 선택이 되지 않겠는가. 장기간의 서원학원 사태를 지켜보며 지쳐버린 지역사회의 바람이다.

그동안 외부에서 서원학원 사태를 지켜보면서 짜증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사분오열돼 서로가 물고 할퀴는 구성원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모두가 몽니였다. 아전인수일 뿐이었다. 누구하나 진정으로 학원 발전만을 생각하는 구성원은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저 이렇게 되면, 저렇게 되면 나는 어떻게 되나만 생각하고 처신하는 것으로 비춰졌다. 그러다 보니 지역사회에 대한 배려는 안중에도 없어 보였다.

오늘날 대부분의 대학은 상아탑 안에서만 존재하지 않는다.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고급 연구인력과 시설 등이 캠퍼스 밖과 연계될 때 국가는 물론 주변 지역사회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지역사회는 그 지역 대학과의 연계를 끊임없이 모색한다. 대학들도 보유하고 있는 지식, 정보, 기술 등 대학의 가치를 지역사회와 교류하는 데 적극적이다.

대학들이 연구와 교육 본연의 기능을 앞세워 캠퍼스 안에 고정시켜놓는 전근대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대학이 살아남기 위한 한 방법이기도 하지만 이는 분명 시대흐름이다.

이 같은 시대에 서원대는 지리멸렬한 학내갈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체만으로도 대학 경쟁력은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이제 끝내자. 구성원 모두가 몽니를 버리고, 헤게모니를 염두에 둔 난장정치를 접어야 하는 시점이다. 학원발전만을 생각하는 대승적인 결단이 필요한 마지막 기회라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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