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업의 약점 극복은 '강소농'에서 찾아야
우리 농업의 약점 극복은 '강소농'에서 찾아야
  • 민경범 <충북도농업기술원장>
  • 승인 2011.04.21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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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범 <충북도농업기술원장>

△그동안 농업은 약점을 전체로 인식했다

우리의 농업은 소농구조로 경쟁력이 낮다고 보는 이들이 많은데 틀린 견해가 아니다.

세계무역기구(WTO) 다자간 협상과 FTA 체결 등 국제시장 개방의 가속화와 수급 불안정으로 한국 농업이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것 또한 누구나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농업 경영비 증가, 농산물 가격 불안정, 인구감소와 고령화, 경지면적 감소로 규모 확대 한계, 소농위주의 구조적 약점 등을 극복하고, 재도약을 위한 우리 농업의 새로운 대안 없이는 약점의 극복이 어려울 듯하다.

이제 우리는 이런 약점에서만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엄연히 존재하는 강점을 중심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경쟁력에는 규모의 경쟁력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경쟁력의 요소를 가격 중심에서 품질, 소비자 안심, 디자인 등 다양한 요소에서 경쟁력의 원천을 찾아 확장하는 것이 시대의 흐름에도 적합하다.

우리의 농업을 해부해 무슨 문제가 있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즉 문제해결 접근에서 강점분석 접근으로 시도하는 것이 작지만 강한 농업경영체 즉 '강소농' 육성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생각보다 강하다

단군 이래 최대 위기라는 UR과 1997년 외환위기, 세계 경제위기 등 대내외적 악조건에서도 한국농업을 지켜온 우리 농업인들이 있다.

2000년대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1억 이상 매출농가가 2만여 가구에 이르고 있다.

국제시장 개방화로 심각한 타격이 우려됐던 과수, 축산(최근 기상재해와 질병 발생으로 위협) 등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경쟁력 있는 고소득 농업으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IT, BT 등 첨단기술의 활용도 속속 보여지고, 조직화와 네트워크에 의한 규모의 불리성 극복과 경영의 효율화 시도, 생산성과 품질을 넘어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디자인, 마케팅 등 서비스 경쟁력에 대한 우위의 경영체도 이제는 많이 목격할 수 있다.

시장 창출(융복합·틈새), 경영방법 혁신(품질차별 등), 의식혁명으로 역량을 갖춘 농업경영세력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첨단기술의 발전과 산업 간 융복합 등 소농의 유리성을 살린 고부가가치 농업의 기회도 확대되고 있다.

농업이 단순 식품생산 기능에서 애완 동식물, 신소재, 기능성식품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다양화되고, 소비의 동향·추세·유행의 변화 등으로 작은 농업의 유리성과 기회가 확대되고 있어서 우리 농업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또한 도시농업, 농촌관광, 식품산업 등 새로운 농업비즈니스 기회 확대는 우리 농업의 미래를 더욱 밝게 하고, 농가 단위뿐 아니라 지역단위에서 농특산물과 농촌이 갖고 있는 여유, 정감, 쾌적함, 자연성 등과 연계된 지역농업경영이 조직화·규모화되고 있다.

이런 우수 농업인들이 양산된 이면에는 바로 농업인들이 비교우위작목 전환과 비용절감, 품질향상 등 슬기로운 지혜로 잘 극복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시·군 단위로 잘 구축된 품목별 농업인 연구모임과 학습조직, 작목반 등 각종 농산업 관련 농업인 조직들이 큰 역할을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국에는 116개의 농업인 대학이 개설돼 연인원 8700여명의 수료자가 탄생했고, 행정, 연구, 지도, 교육, 상담 등 농업인의 경영 소프트웨어를 지원할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

우리의 약점은 규모의 작음이 맞지만 농업경영체의 도전 정신에 공무원들의 헌신이 더해진다면 경쟁력 있는 강력한 농업 '강소농'으로 더욱 발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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