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품질·정성다한 마음 성공비결"
"맛·품질·정성다한 마음 성공비결"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1.04.19 2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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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라이프>
조정숙 <다농식품 대표>

'고향의 맛·어머니 손맛' 슬로건 청원서 된장사업

비법 숨김없이 공개… 좋은재료 사용이 장맛 비결

"주부가 조금 더 부지런해지면 좋은 먹을 거리로 가정의 식탁을 차릴 수 있습니다. 가족을 위한 식탁을 생각한다면 정성이 가장 먼저죠."

'고향의 맛과 어머니의 손맛'을 슬로건으로 청원 내수에 뿌리내리고 전통 된장을 만들어온 다농식품 조정숙씨의 말이다.

"맘 놓고 내가 먹을 수 있는 먹을 거리를 만들 듯 된장을 담근다"는 그녀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마당 가득 놓인 정갈한 항아리들이 봄볕을 받고 있었다. 많은 항아리에 놀라움을 표하자 "20년간 하나씩 하나씩 모은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조정숙씨가 전통음식에 관심을 가진 것은 결혼한 뒤였다. 20년전, 공무원이었던 남편이 직장을 옮기면서 고향인 내수에 터를 잡은 부부는 농촌지원책에 따라 메주사업에 손을 댄 것이다.

"당시 우루과이라운드로 우리나라 농산물시장이 개방되었어요. 정부가 대안책으로 농촌지원책을 펼쳤는데, 그때 남편 친구의 권유로 메주사업에 손을 댄 것이 다농식품의 시작이었어요. 청주의 아파트를 전세주고 700만원으로 시작했어요. 동네사람들은 몇년 안에 손들고 나갈거라고 했죠. 그때만 해도 메주를 사먹는 사람이 거의 없었거든요."

고향사람들의 걱정에 가장 노심초사한 사람이 다름 아닌 시어머니였다. 행여 자식이 사업을 망칠까 싶었던 시어머니는 메주에서 된장으로 사업을 넓히도록 조언해 주셨단다.

"메주만 팔고 있으니까, 어느날 시어머님이 메주로 장을 담으라고 하셨어요. 장맛을 보면 좋은 메주인지를 안다면서요. 그래서 장을 담갔죠. 된장 담은 첫해에 청주체육관 앞에서 농산물시장이 열렸어요. 남편과 100만원 가량의 된장을 포장해 나갔어요. 이것만 팔아도 우린 성공한 거라고 했는데 하루만에 다 동이났어요. 그 일을 계기로 지금은 된장에서 고추장, 청국장, 장아찌까지 판매하고 있어요."

웰빙시대를 맞아 전통음식이 각광을 받는 시대지만 조정숙씨 부부가 사업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전통음식 사업은 녹록지 않았다. 그럼에도 장맛에 끌린 사람들이 오랜 단골이 되면서 제품 판매에는 별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고 한다. 비법은 간단하다.

"맛과 품질에 정성을 다한 마음이라고 봅니다. 늘 처음같은 마음으로 된장을 담그고, 음식을 만들어요. 된장이나 고추장 담그는 비법을 배우러 오는 사람들에겐 감추지 않고 다 알려줍니다. 내가 같은 날 담근 장도 다 맛이 다른데 비법이 따로 있겠어요.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비법이라면 비법이겠죠."

다농식품의 장맛에서 옛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주인장의 넉넉한 마음도 우러나오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고, 음식 나누기를 좋아한다는 조정숙씨.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산다"는 그녀의 말에서 질박한 항아리같은 편안한 이웃을 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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