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 홍도화 <예일미용고등학교장>
  • 승인 2011.04.1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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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도화 원장의 미용칼럼
홍도화 <예일미용고등학교장>

얼마 전 방송을 통해 가정을 가진 남편이 다른 여자가 생겨서 부인과 이혼을 하자고 했는데 자녀들 때문에 이혼은 하지 않겠다고 하는 아내를 죽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무슨 사연 때문에 죽여야 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자식은 낳는 것보다 키우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책임감이 강하고 정신이 건강한 엄마가 이혼은 안 된다고 내린 결정이었을 텐데 새 여자를 만나 살림을 꾸리고 싶은 마음만 간절한 남편에게 죽음을 당했다. 평범한 사람의 생각으로는 그 결정이 죽음을 당할 정도로 잘못된 것이었는가를 생각해 볼 때 정말 어이없는 일이라 여겨진다.

인륜지대사인 결혼은 고귀한 것으로 백년가약을 맺은 뒤 자녀를 생산하고 자녀들의 장래를 위해 인내하면서 도리에 맞게 키우고자 희생하는 것이 부모가 해야 할 일이거늘 그 중대한 일을 경홀히 여기는 사람은 자식을 낳으면 안 된다고 본다.

이런 일로 인한 큰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살아가는 아이들은 원치 않은 환경의 악영향 때문에 불안정한 상태로 인격형성에 나쁜 영향을 받으며 누군가를 원망하며 살아간다.

부모가 이혼을 하고 아버지는 외국으로 일하러 가고 엄마는 집을 나가 연락이 없으니 어쩔 수 없이 경상도 외딴섬에 사시는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맡아 기르시게 되었다.

중학교까지 졸업을 하고 육지로 나온 아이는 미용실에 취직해 2년 동안 일하면서 국가 기술자격증도 취득을 하고 많지는 않지만 고등학교 진학에 쓰려고 저금도 하는 성실한 아이라 면접 점수도 높게 받고 입학하게 되었다.

밝은 성격에 친구관계도 원만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그 아이는 엄마에 관한 이야기만 나오면 목소리가 커지고 화를 많이 낸다. 어린마음에 상처받을 일들이 병이되어 밤에 잠이 와야 하는데 정신이 더 맑아지고 귀에서는 사람소리가 들리는데, "야! 너 그 가지고 있는 거울 깨라!"라는 소리가 들려서 잠도 오질 않고 해서 밤에 거울을 깨버렸다는 이상한 행동도 이야기했다.

또한 고층 건물 옆을 지날 때면 꼭대기 층에 올라가서 뛰어내려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는 그 아이를 과연 누가 책임져야 하는 것일까 정말 걱정이 태산이다. 그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보니 조울증이라 교사들이 신경써 주고 많이 사랑해 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자라온 환경이 그 아이를 정신적으로 병들게 했다. 더구나 단순한 생각에 거침없이 행하는 일로 인하여 사회의 관심거리가 되는 청소년 시기에 병까지 들었으니 여러 가지 행동을 주저하지 않고 저지레 할까 봐 불가에서 가연물을 가지고 노는 아이처럼 걱정이 많이 된다.

그 아이가 상처를 딛고 헤쳐 나가길 기다리며 교직원 모두 바쁜 가운데도 동동거리며 사랑과 관심을 쏟는데, 아이는 잠이 안 온다고 우울증 약을 한꺼번에 6봉을 먹고 몸이 늘어져 병원 신세를 지게 되었다.

그 일로 담임교사와 생활지도 교사가 응급실을 지키며 밤을 지새우고 아침 6시가 되어 물 한 잔 마시고 바로 학교로 출근을 했다. 부모의 죗값이 여러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

자식을 둔 부모는 근심을 놓을 날이 없고, 둥지에 알을 둔 새같이 늘 걱정 놓을 날이 없다는 속담의 격언은 결코 헛말이 아닐진데 책임져야 할 부모는 어디로 가고 우울증 약을 복용하는 그 아이를 보살피는 교사들의 하루는 불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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