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신선농산물 日수출 큰 타격
충북 신선농산물 日수출 큰 타격
  • 충청타임즈
  • 승인 2011.03.14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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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 장미 낙찰가 뚝… 지속땐 손실 눈덩이
보은 방울토마토 수요 감소땐 피해 불보듯

충북도내 신선농산물 수출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주요 수출대상국인 일본의 대지진이 그 진앙지다.

14일 진천군 이월면과 덕산면 일대 35곳의 장미재배농가로 구성된 진천꽃수출영농조합(회장 전흥수)은 비상대책회의를 개최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하루를 보냈다. 일본으로 수출하는 장미의 이날 현지 경매가가 수출원가에도 못 미치게 나왔기 때문이다.

진천 장미의 수출원가는 생산원가와 물류비용 등을 포함해 한 송이당 280원 정도다.

하지만 이날 일본 경매시장에서 진천 장미는 한 송이에 200원가량에 낙찰됐다. 수익은 고사하고 한 송이당 매출액의 29%에 해당하는 80원가량의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한 번 수출할 때마다 3만~5만 송이가 선적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날 농민들이 입은 손실만 240만~400만원에 달한다.

농민들은 일주일에 3번씩 일본으로 장미를 출하하고, 지난해에만 300만달러(약 35억원)어치를 수출했다.

이날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연간 10억원 안팎의 적자가 예상된다.

농민들의 속을 더 태우는 요인은 이 같은 현상이 단기간에 끝날 것 같지 않은 점이다.

주로 선물용이나 장식용으로 쓰이는 화훼류 특성상 지진피해가 계속 커질수록 장미의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 경매가 하락은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농민들은 한두 번 더 수출해도 경매가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수출중단과 함께 내수전환으로 판로를 급선회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진천꽃수출영농조합에서 재배하는 품종이 일본인들이 선호하는 맞춤형 품종이기 때문에 내수용으로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진천꽃수출영농조합 이현규 총무는 "적자가 지속된다면 수출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 12월, 3월, 5월에 가격이 좋은데…. 수출용으로 기획된 품종특성상 내수로 전환해도 제가격을 받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합원 대부분이 영세농민들인 점도 큰 걱정"이라며 발을 동동 굴렀다.

보은군 탄부면·외속리면 등 보은지역 농민들로 이뤄진 속리산시설원예작목회(회장 이우직)도 애가 타기는 마찬가지다.

이 작목회는 방울토마토를 매년 200t가량 일본에 수출하고 있지만, 대지진으로 수요가 줄어들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우직 작목회장은 "아직까지는 큰 영향이 없지만, 걱정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일본 현지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선농산물 외 충북농산물의 경우 대부분 가공식품형태로 일본에 수출돼 당장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충북도내 농·식품의 대일본 수출은 화훼 400만달러 방울토마토 등 채소 1500만달러 버섯 50만달러 가공식품 1억940만달러 축산물 1600만달러 등 1억3440만달러에 달했다.

한편, 충북도는 이날 도내 수출입 및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한 유관기관 합동 대책회의를 개최하는 등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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