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 창업열풍
커피전문점 창업열풍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1.02.17 2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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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을 자극하라』

은은한 커피 향 '솔솔' 돈 버는 재미 '쏠쏠'

청주지역 프랜차이즈 대거 입점… 마니아층 형성

소규모가게 적자로 잇따라 폐점… "신중 기해야

경제불황 속에도 커피프랜차이즈 오픈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부터 청주를 중심으로 도심과 외곽지역에는 커피전문점이 대거 입점하면서 커피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새해에도 5평 규모의 커피전문점에서부터 대형 커피프랜차이즈들이 요지를 선점, 오픈하면서 창업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커피문화에 대한 시민들의 욕구와 다불어 구직자들이 창업 쪽으로 눈을 돌리면서 과열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타 업종에 비해 기술이나 창업 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데다 소규모 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다는 이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기호식품으로 마셨던 커피가 마니아층이 형성되면서 커피와 관련된 바리스타 양성까지 연계되며 커피전문점을 양산하고 있다는 평가다.

커피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는 "작은 점포로 운영하더라도 맛있는 커피를 찾아 순례하는 마니아층이 생겨났다"며 "경제적 여유와 더불어 커피문화가 확산되다 보니 커피도 메이커 시대로 접어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실제 청주 시내에는 대형프랜차이즈 N 커피전문점이 성업 중이고, 곳곳에 분점 형식으로 커피마니아의 발길을 끌어들이고 있는 A 커피전문점 역시 자리가 부족할 정도다.

이처럼 커피프랜차이즈의 활황이 계속되자 대학가와 오피스텔 주변, 시내 중심에는 대형 커피전문점이 오픈을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낙관적인 전망 이면에는 적자에 허덕이는 커피전문점도 늘어나 부동산에는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가경동의 한 부동산은 "현재 흥덕구 쪽에만 매물로 나온 커피집만 해도 50개가 넘는다"며 "사전 준비없이 사업을 차렸다가 대형커피점이 들어서면서 타격을 입고 문을 닫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1~2년간은 커피전문점이 더 증가할 것으로 본다"며 "커피를 잘 알아도 대형 자본에 밀려 성공하기 어렵다"며 창업에 신중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그런가 하면 커피의 맛과 향으로 대형커피점 사이의 틈새시장을 공격해 성공하는 커피전문점도 있다.

S커피숍과 C커피솝 등은 직접 생두를 볶고 커피를 내려줌으로써 커피마니아층에 인지도를 높여 성공한 커피숍으로 꼽힌다.

이처럼 진정한 커피의 맛과 향을 전달하는 마니아들이 커피 전령사로 진출하길 기대해 본다.



◈ "신선한 원두로 승부… 본연의 맛·향 살려야"

인터뷰 / 청주 사직동 '커피클럽' 박진영 사장

청주 사직동 분수대 앞쪽에 위치한 '커피클럽'은 커피 맛집으로 입소문이 난 곳이다. 주차장도 없고 주변 경관도 별로임에도 10평 남�!� 매장에는 커피마니아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바로 커피의 신선한 맛과 향기 때문이다.

주인장 박진영씨는 생두를 볶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커피의 맛과 향의 비밀이 신선함에 있기 때문이다. 매장에 들어서면 은은한 커피향기가 '훅' 하고 코끝을 자극하고, LCD 음반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정겹다. 커피와 음악을 좋아하는 주인장의 취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대형 커피프랜차이즈를 선도두 우후죽순 커피점이 문을 열고 있지만, 이곳은 커피 클럽만의 맛과 향으로 차별화를 이룬다. 주인장의 커피 철학은 분명하다.

"커피는 무엇보다 신선해야 합니다. 생두를 볶아 간 뒤 15일 이내에 커피를 내려마셔야 커피 고유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어요. 공기와 접촉할수록 산폐도가 높아져 커피맛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커피가 기업화되면서 커피의 맛과 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오랜만에 커피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현재의 유통과정으로 볼 때 거품에 불과하다는 게 주인장의 생각이다.

"커피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커피문화는 들어오지 않았어요. 사양산업에 접어들던 커피시장에 커피문화가 접목되면서 마니아층이 생겨나고, 불과 2~3년전부터 커피전문점 오픈이 성행하게 되었죠. 하지만 커피의 맛과 향으로 매장을 운영하지 않으면 곳곳의 커피전문점도 문을 닫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아무리 메이커라고 해도 매장에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어요. 커피값은 비싸고 맛없는 커피라면 손님은 당연히 외면하게 되죠."

까칠한 주인장의 성격만큼이나 커피의 맛도 확실하다. 주문받은 커피마다 맛과 향을 설명해 주며 손님들이 커피맛을 찾아보도록 안내해 준다. 커피 마시는 법부터, 각 나라 커피 특색까지 진정한 커피마니아로서 그는 일을 즐긴다.

'커피 장사로는 돈을 벌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하는 박진영씨. 돈이 적게 들어 여성들이 커피전문점 오픈을 선호한다며 선배 커피마니아로 한마디!

"여성들이 작은 커피숍을 운영하는 게 꿈인 사람들이 많은데요, 그렇게 시작하면 다 망합니다. 자신이 진짜 커피를 좋아하고, 커피의 맛을 알고, 연구해야 인정받을 수 있어요. 손님들이 비싼 돈 들여가며 커피를 마시는 것은 좋은 커피를 마시기 위한 거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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