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거친 수사기관 간부 '시린 겨울'
충북 거친 수사기관 간부 '시린 겨울'
  • 고영진 기자
  • 승인 2011.01.31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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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춘 지검장 한화·태광그룹 수사 끝 사표
강희랑 전 청장 함바비리' 의혹 구속 수감중

모친살해 이모씨 승승장구 불구 범행 큰 충격

충북을 거쳐간 수사기관 간부들이 범죄를 저질러 구속되거나 '외압설'을 남긴 채 홀연히 조직을 떠나는 등 시린 겨울을 보내고 있다.

한화·태광그룹 수사를 진두지휘하다 돌연 지난달 28일 사표를 제출하고 검찰을 떠난 남기춘 서울서부지검장은 지난 2000년 청주지검에 부임해 이듬해까지 근무했다.

당시 김영세 충북도교육감의 금품수수 사건을 수사하고 지역 조직폭력배들의 공포대상이 되기도 했다.

청주를 떠났던 남 지검장은 2006년 차장검사로 다시 청주지검에 돌아와 권력형 비리와 민생침해사범 척결에 집중했다.

지난해 서울서부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직접 진두지휘한 한화·태광그룹 수사를 끝으로 검찰을 떠났다.

일각에서는 남 지검장을 경질하려는 움직임이 보이자 인사발령이 나기 전 스스로 사표를 제출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법무부나 검찰 수뇌부가 사표제출을 유도했다는 주장도 제기되는 가운데 사표 제출 당일 검찰 내부망에 남긴 '사퇴의 변'에 사퇴이유를 적시하지 않아 묘한 여운을 남겼다.

앞서 27일 '함바비리'로 구속된 강희락 전 경찰청장도 지난 1987년 전 청주경찰서 대공과장을 시작으로 청주와 연을 맺은 뒤 1989년 청주서부경찰서 수사과장을 지내는 등 청주와 인연이 깊다.

강 전 청장의 구속으로 전·현직 경찰청장에 대한 구속은 지난 2001년말 '수지김 피살사건'의 경찰내사 중단을 주도한 이무영 전 청장이 구속기소된 뒤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래 처음이다.

또 지난 21일 자신의 어머니를 폭행해 숨지게 한 대전경찰 고위 간부 이모씨(40)도 지난 2005년 청주의 한 경찰서 수사과장으로 근무했다.

지난 1990년 경찰에 투신하면서 경찰에 입문해 20여년을 경찰로 보낸 이씨는 30대 중반이던 2005년 조직내 동료들과 선배들을 따돌리며 경정으로 승진, 다시 충북경찰로 전보됐다.

이번 사건의 용의자가 이씨로 밝혀지면서 이씨와 함께 근무했던 충북지역 경찰관들도 충격을 받은 모습이 역력했다.

이씨와 함께 근무했던 한 경찰관은 "다소 독선적이고 냉소적인 모습이 있던 것으로 기억되나 경찰에 대한 자부심이나 경찰업무에 대한 애착만큼은 누구도 따라갈 수 없었다"며 "지금도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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