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초소에서 본 극단적 이기주의자들
방역초소에서 본 극단적 이기주의자들
  • 충청타임즈
  • 승인 2011.01.0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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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처분되는 소와 돼지 등이 전국적으로 100만 마리를 육박하고 있다. 그런데도 또 충남·북, 경기 등에서 구제역 양성 반응이 잇따라 나오는 등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맹위를 떨치면서 피로가 쌓여 쓰러지는 공무원이 늘고 있고, 살처분 약물이 떨어지는가 하면 일부 지역에서는 매몰지를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백신이 모자라 방역에 차질을 빚는 곳도 있다.

그렇지만 잡아야 한다. 때문에 축산농가와 공무원들은 구제역 차단에 죽을 힘을 다한다. 방역당국은 새로이 구제역이 발생한 곳마다 가축을 이동통제하고 발생농가와 반경 500m 내의 우제류 가축을 매몰처리하는 등 차단 작업에 총력을 기울인다. 이를 위해 집에 귀가하지도 못한 채 방역에 매달리는 공무원들이 한두 명이 아니다. 구제역 영향으로 직격탄을 맞는 업계도 많다. 육류취급점, 사료업계, 음식점 등 축산관련업은 모두 다 죽을 맛이다.

그런데도 일반시민들은 무엇하나 도와줄 수 있는 게 없다. 다만 방역에 협조하는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도 자기만을 생각하는 시민들이 곳곳에서 노출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세차한 차에다 그렇게 마구 쏴대면 어떡해요." 방역이 실시되는 도로를 운행하는 일부 운전자들이 지자체마다 도로 구간에 설치한 방제초소에서 내뿜는 소독약에 대해 불만을 터트리는 목소리가 높다고 한다.

"세차비를 내놓으라"며 방역 관계자와 실랑이를 벌이는 운전자도 있다고 한다. "1만5000원을 들여 말끔히 세차한 차량이 마치 시멘트 공장에 들어갔다 나온 차량처럼 뿌옇게 변했다", "방제초소를 지나려면 마치 세차장에서 세차하는 것처럼 뿜어대는 소독약품으로 인해 차량이 엉망"이라면서 불만을 토로하는 그들.

구제역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며 운전자들이 적극적으로 협조를 해 줘야 한다는 방역초소 공무원들의 설득에도 막무가내인 운전자가 한두 명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신 외에는 조금의 배려도 못하는 극단적인 이기주의자들이다. 자신의 만족만을 추구하면서도 민주시민이라고 생각하는 이율배반적인 부류다. 자신이 존재하는 것은 주변의 타인이 있기 때문이라는 인간사 순리마저 외면하는 그들이 구제역보다 더 무섭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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