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이라도 좋다
작심삼일이라도 좋다
  • 문종극 기자
  • 승인 2011.01.02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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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문종극 편집국장

새해가 시작됐다.

곳곳에서 시무식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결의를 다진다. 해마다 그렇듯이 1월 1일은 한 해의 첫날에 불과한데도 뭔가 새롭게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는다. 새해 첫날 역시 평소의 여느 날과 별반 다른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새로운 결심을 하고, 다짐하고, 목표를 설정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대부분의 국민들은 새해 결심을 했을 것이다. 금연·금주·절약·다이어트·1000만원 만들기 등등. 미국인들이 계획한 올 새해 결심 중에 금연과 살 빼기가 가장 많았다고 한다.

마리스트대학 여론연구소가 최근 성인 1029명을 대상으로 새해 결심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새해 결심을 한 사람 중에서 금연(17%), 살 빼기(16%), 돈 쓰임새 줄이기(13%) 등을 꼽았다. 예년에 비해 불경기 영향으로 돈 쓰임새 줄이기가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국민들의 새해 결심 대열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동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가 확실히 성장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중산층을 강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는 것이 새해 결심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공화당은 나라를 발전시키는 데 책임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이를 추진하려는 어느 당의 누구와도 기꺼이 협력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자기 자신 또는 국민을 위한 것이냐는 차이는 있지만 새해 결심은 국민 개개인은 물론 대통령에게도 절실한 것일 게다. 가장 절실한 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짐이나 결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새해 결심은 매년 1월 1일이면 되풀이된다. 90%가 작심삼일로 끝나지만 습관처럼 새해 다짐을 한다. 비록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동기 부여가 된다는 측면에서 새해 결심과 다짐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그렇다면 최소한 한 가지라도 새해 결심을 해 보면 어떨까. 작심삼일이라도 좋다. 한 가지씩 다짐을 해 보자.

아직까지 새해 다짐을 하지 못했다면 '준조절충(樽俎折衝)' 생활화를 권해 본다. 사회전반에 정치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는 우리 사회에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11년의 희망을 담은 사자성어로 '민귀군경(民貴君輕)'을 선정한 교수들이 소수의견으로 내놓기도 한 것이다.

준조절충' 은 '술자리에서 적의 창끝을 꺾는다'는 뜻이다. 평화로운 교섭으로 일을 유리하게 담판 짓거나 흥정함을 이르는 말이다.

안자춘추(晏子春秋)', '내편(內篇)'에 전하는 말이다. 춘추전국시대 제(齊)나라의 명재상 안상국(晏相國)의 외교 수완에 대한 언행을 기록한 것이 '안자춘추'다

쌍방 간에 분쟁이 생겼을 때, 비교적 합리적인 방법으로 해결점을 찾는 것. 평화로운 교섭을 통해 양쪽이 조금씩 양보함으로써 합리점을 찾아내는 것 또한 '준조절충(樽俎折衝)'이다. 날치기 통과가 비일비재한 우리 국회, 그런 정당정치가 자리를 비집고 들어앉은 지방의회, 민의는 뒤로한 채 자당 두둔하기 등 정당 간의 소모적 대립에 날 새는 줄 모르는 우리 정치 현실을 감안하면 제법 어울릴 듯하다.

그런 정치가 오히려 익숙해진 대부분의 국민 정서 또한 이전투구(泥田鬪狗)다. 집단 간, 개인 간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사례를 너무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명분이 서지 않는 일로 볼썽사납게 진흙탕 싸움을 하는 모습을 우리는 너무 흔하게 볼 수 있다. 올해는 토끼해다. 우리 조상들은 순결과 평화의 상징으로 토끼를 꼽았다. 신묘년 올해는 모두가 '준조절충'을 생활화해 보자. 조금씩만 양보하면 된다. 남북이 그렇고, 여야가 그렇고, 너와 나가 그렇다. 작심삼일이라도 좋다. 그렇게 결심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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