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 큰 치킨과 소비 공동체 운동
통 큰 치킨과 소비 공동체 운동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12.16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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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정규호 <문화콘텐츠 플래너>

통 큰 치킨'이라는 이름의 대기업 대형할인매장 5천원짜리 튀김 닭이 시장에서 사라졌습니다.

영국의 유력 일간지 '더 타임즈'는 저가의 이 튀김 닭에 대해 "5천원... 또는 2.75파운드짜리 치킨 1마리가 한국을 강타한 가장 정치적 사인이 됐다"고 지적하면서 세간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습니다.

더 타임즈는 5천원짜리 치킨에 대해 나온 지 나흘 만에 3시간의 대기행렬과 영세 상인들의 거리시위, 규제 당국의 조사, 공정경쟁 윤리에 관한 국가적인 자기탐구와 청와대의 비난을 불러왔다고 다루고 있습니다.

문제는 '더 타임즈'의 지적대로 "처음에는 국민들이 후라이드 치킨 덤핑에 분노하며 대기업의 대형 할인매장의 탐욕에 대한 소규모 상인의 감정적 자기 방어에 동참하려는 것 같았다"와 "그러나 치킨 냄새를 맡았을 때 그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가족과 함께 먹을 수 있는 대기 행렬에 가세했다"는 점입니다.

생산과 소비가 경제의 주축이라는 것은 이미 상식입니다. 거기에 유통이라는 전달방식이 추가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5천원짜리 튀김 닭의 판매중단이 이를 생산해 시장에 선보인 대형할인매장 대표의 말대로 "주변 치킨가게의 존립에 영향을 준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불가피하게 판매중단을 결정한다"는 이유라면 거기에는 소비자의 주권은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시장의 질서에 오로지 대기업의 초저가 치킨인가, 아니면 프랜차이즈 치킨이 주류를 이루는 기존 생산 공급자의 시장 유지인가라는 형식의 차이만 남게 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5천원짜리 치킨을 둘러싼 상생과 공정사회의 잣대는 이를 사 먹는 소비자와는 전혀 관련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선택의 기회조차 앗아간 것에 불과합니다.

소셜 커머스(Social Commerce)가 최근 들어 새로운 소비 형태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소셜 커머스란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미디어를 활용하는 전자상거래의 일종으로 사이트운영자가 사전에 정한 최소 물량이 팔려야만 거래가 성사되는 특징을 지니는 것으로, 소비자들은 최소 구매물량 확보를 위해 자발적으로 SNS(Social Network System)를 이용해 정보를 확산시키는 특징이 있는 구매 방식을 말합니다

나는 이러한 소셜 커머스를 통해 생산과 소비가 건전한 구조로 튼실하게 구축되면서 소비자의 권리도 보장되는 '소비공동체' 운동으로 충분히 작동할 수 있을 것으로 제안합니다.

지금 대기업의 대형할인매장과 멈추지 않는 SSM(Super Super Market)의 골목시장 진출 기도로 지역 경제는 큰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그리고 중소기업들은 애써 만든 제품의 판로개척에 애를 먹고 있는데, 도대체 지역경제의 중요성을 외치는 이들 가운데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의 가치를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되겠습니까.

소셜 커머스를 활용한 우리 지역의 소비공동체 운동은 지역 자금의 역내 선순환구조를 개선할 뿐만 아니라, SNS를 활용한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지역상품 홍보 및 저가구입 등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큰 혜택이 돌아갈 것입니다.

5천원짜리 대기업 튀김 닭은 시장에서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프랜차이즈라는 또 다른 거대시장만을 보호하는 불공정을 낳는 건 아닌지 적지 않게 우려됩니다.

대기업의 시장장악에 맞서며 소비자권리를 찾는 일은 소비공동체를 통해 소비자 스스로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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