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길 6중 추돌 7명 사망… 교각·시멘트 도로 잦은 결빙 대형사고 빈발
13일 새벽 4시20분쯤 경북 상주시 내서면 청원~상주 간 고속도로 청원기점 71km 지점 남상주IC 부근에서 탱크로리 차량이 빗길에 미끄러져 승용차 등 차량 6대를 잇따라 들이받은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그랜저 승용차 운전자 김모씨(44)와 탑승자 4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다.
또 신원과 탑승 차량이 파악되지 않은 2명이 사망하는 등 모두 7명이 숨지고, 3명이 크게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4시 3분쯤에는 사고지점과 불과 7.5km 떨어진 청원기점 63.5km 지점 상주방면 도로에서 승용차와 트럭 등 9대의 차량이 추돌해 20여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잇단 사고로 빚어진 정체현상이 출근시간대까지 이어져 직장인들이 우회하거나, 서행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이날 사고가 발생한 지점 인근은 지난해 12월에도 승합차가 빙판에 미끄러져 운전자 유모씨(당시 34세)가 숨지는 등 사고 다발 구간이다.
이처럼 청원~상주 간 고속도로에서 미끄럼 사고가 빈번한 것은 고속도로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청원~상주 간 고속도로가 보은 속리산 자락을 따라 고지대에 위치해 겨울이면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고 바람도 세게 불어 도로가 쉽게 결빙된다.
또 산과 산을 연결한 구간은 지열이 없는 교각으로 이뤄져 도로표면에 생기는 살얼음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보은군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최모씨(34·청주시 상당구 영운동)는 "겨울이면 청원~상주 간 고속도로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것이 두렵다"며 "밤에 비가 내리면 도로 위로 살얼음이 얼어 운전하기 겁난다"고 말했다.
일반 아스팔트 도로보다 미끄럼 사고에 취약한 시멘트 도로도 청원~상주 간 고속도로를 魔의 고속도로로 만드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이날 사고가 발생한 지점도 시멘트 도로였다.
경찰 관계자는 "새벽녘에 내린 비로 도로 위에 살얼음이 얼어 탱크로리 차량이 미끄러지며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오늘 새벽에만 총 5건의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조사를 벌인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정확한 조사결과가 나와봐야겠지만 청원~상주 간 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미끄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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